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근무자의 직업병 발병 논란과 관련해 피해자 보상과 관련된 조정위원회 첫 만남이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조정위원회 주재 하에 처음 진행된 협상이 어떤 성과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18일 오후 5시 30분께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법무법인 지평 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전자,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등이 참여한 조정위원회 1차 회의가 마무리됐다.
이 자리에서 조정위원장을 맡은 김지형 변호사(前 대법관)는 특별히 진전된 것은 없다며 처음 만났다는데 의미를 두고 역사를 만들어가자는 취지의 발언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날 협상에서 협상 주체들은 ▲기존부터 이어져 온 사과, 보상, 재발방지 대책 등에 대한 각 주체별 제안 제시 ▲이를 다음 조정 기일에 구두로 부연설명하며 조정위원회와 소통하는 청문 절차 ▲언론 대응 창구를 조정위원회로 단일화하는 등 총 3가지 사안에 대해 합의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 반올림 등 각 협상 주체들은 구체적인 안을 마련해 다음달 9일까지 조정위에 제출하고, 검토를 거쳐 다음달 16일에 2차 협상을 갖고 청문 절차에 들어간다.
김 변호사는 기존에 노사간 협의처럼 당사자간 직접 논의를 했다면, 지금은 제 3의 조정기관이 중재하는 형태로 새로 출발하는 것이라며 조정위가 의견수렴과 같은 향후 절차를 모두 주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각 주체의) 의견을 종합하다 보면, 또 청문절차를 진행하며 의견차를 좁혀가다 보면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 지는 확언하기 어렵다면서 빨리 매듭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삼성 직업병 보상협상 첫 만남 "피해가족 아픔 최소화"2014.12.18
- 삼성전자-가족대책위-반올림, 오는 18일 대화 재개2014.12.18
- 반올림, 삼성 직업병 협상 조정위에 참여키로2014.12.18
- 삼성 직업병 조정위원에 정강자·백도명 교수 추천2014.12.18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지만, 각자의 의견을 제3자가 중재하면서 의견을 좁히다 보면 의외로 빨리 해결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측 대표로 나선 백수현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기존 제안을 일부 변경하는 것에 대해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