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과락제’ 도입…롯데·현대·NS '비상'

5~6월 재승인 심사 첫 시험대

일반입력 :2015/01/14 15:02    수정: 2015/01/14 15:46

중소 제조업체에 ‘갑질’ 횡포 논란을 일으켜온 TV홈쇼핑 업체에 보다 까다로운 재승인 기준이 도인된다. ‘과락제’를 도입해 기준 점수에 심각하게 미달할 경우 업체에 따라 퇴출까지 시킨다는 계획인데, 그동안 재승인 절차를 형식적인 절차로 생각해오던 홈쇼핑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재승인 심사 기본계획’에 따라 TV홈쇼핑 재승인 심사에 과락제를 도입한다.

미래부의 재승인 심사 기준은 대분류 9가지에 세부 심사 항목 21개다. 1천점 만점에 650점 이상을 얻으면 재승인이 결정된다. 하지만 미래부는 업체가 650점 이상을 얻더라도 특정 평가 항목에서 기준 점수 미달 시 재승인을 해주지 않는 과락제를 시행키로 했다.

과락이 적용되는 대분류 심사 기준은 200점 배점 항목인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 실현 가능성’과 90점 항목인 ‘조직 및 인력운영 등 경영계획의 적정성’ 부분이다. 이에 따라, 해당 부문에서 절반인 100점, 45점 미만을 얻을 경우, 재허가에 실패해 자칫 사업권을 반납해야 한다.

만약 기준 점수를 밑돌 경우, 미래부는 심사위원회의 결정 등을 통해 해당 홈쇼핑 업체를 퇴출 시키거나, 조건부 재승인을 결정한다. 조건부 재승인 중 한 방법으로는 승인유효 기간을 현행 5년에서 2년 줄여 3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이 외에도 중소기업과의 상생안 마련 등과 같은 여러 조건들이 붙을 수 있다.

미래부는 방송·법률·경영·회계·시청자 등 5개 분야, 8~10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꾸리고 올 3월이나 4월 심사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에서 승인유효 기간이 올해 5·6월에 끝나는 롯데·현대·NS 홈쇼핑에 대한 재승인 여부를 검토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부장관이 최종 결정을 내린다.

미래부는 이번 과락제 도입으로 몇몇 언론이 제기한 롯데홈쇼핑 퇴출 가능성에는 경계의 뜻을 나타냈다. 지난해 여러 비리들이 적발되고 크게 기사화 되면서 홈쇼핑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언급된 만큼, 롯데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홈쇼핑 시장 전체를 꼼꼼히 들여다 보겠다는 설명이다.

또 과락제를 도입된다고 해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업체들이 반드시 퇴출되는 것이 아니라, 조건부 재승인등 여러가지 안들이 검토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현재 과락제 관련 세부 사안들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만들어 가는 상황”이라며 “심사 기준이 강화되는 이유는 국내 홈쇼핑의 고질적인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뜻인 만큼, 이를 특정 업체에만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과락제만으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업체가 반드시 퇴출된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조건부 재승인 방식도 있을뿐더러, 퇴출 결정이 나더라도 해당 업체의 소명 절차와 소송도 가능하기 때문에 과락제로 퇴출되는 홈쇼핑 업체들이 당장 나온다는 해석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래부의 홈쇼핑 재승인 심사에 과락제가 도입된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홈쇼핑 업체들은 입장 밝히기를 꺼리면서도, 내부적으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아직 정식으로 해당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는 입장인데, 이번 결정이 홈쇼핑에 대한 사회 전반의 부정적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부터 발생한 몇몇 사건으로 홈쇼핑 업계 전체가 부도덕적이고 갑의 횡포를 부리는 것처럼 비춰져 아쉽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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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채널 특수성에 따라 주무부처와 여러 규제 기관의 관리·감독을 받는 건 당연하지만 일련의 사건들로 업계 전체가 침체된 부분은 아쉽다”면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노력과 소비자 편익 부분에 기여한 부분도 많은데 몇몇 사건으로 갑의 횡포로만 언론에 보도되고 있어 많은 종사자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가 오랫동안 문제들을 지켜봤고 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몇몇 업체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내 홈쇼핑의 문제가 있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