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문화’가 서린 화웨이 선전 캠퍼스를 가다

200만 평방미터 규모...축구장 10배 면적

일반입력 :2014/12/14 13:00    수정: 2014/12/14 15:42

이재운 기자

<선전(중국)=이재운 기자>”’늑대 문화’는 여전히 살아있다”

화웨이의 창업 정신과 발전상을 다룬 대표적인 책 <화웨이의 위대한 늑대문화>에는 ‘신입사원들에게 야전침대를 나눠준다’는 내용과 함께 창업주인 런 정페이 회장이 약 1%의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주식을 전부 종업원에게 나눠주는 ‘종업원 지주제’를 실시한 내용이 언급된다.

이같은 종업 지주제가 바로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회사의 미래와 경쟁력에 대해 고민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 화웨이의 설명이다. 야전침대가 회사의 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밤샘근무을 하는 '초심'을 의미하는 아이콘이 된 셈이다.

11일 화웨이는 국내 매체 기자들을 초청해 중국 선전에 위치한 화웨이 본사 사업장(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업 전반과 향후 전략 등에 대해 소개했다.

린나 이 화웨이 PR담당 수석매니저는 화웨이가 지난 1987년 스위치 장비를 홍콩계 회사에 납품한 것을 시작으로 창업한 이후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매출액이 지난 1997년 10억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395억달러 규모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창업 당시 3천500달러 수준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현재 5G 이동통신 표준을 두고 삼성전자나 노키아 등과 경쟁하며 전 세계에서 15만명의 임직원과 중국 본토와 유럽,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에 16개의 연구개발(R&D)센터를 두고 있다.

이 중에서도 선전 캠퍼스는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10배 크기로 최신 R&D센터와 본사 조직, 기숙사와 사내 대학 등 총 2만5천여명이 근무하는 복합 업무단지로 구성돼 선전시 경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03년부터는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초기 유럽이나 일본 업체의 ODM 파트너로 사업을 시작한 화웨이는 2010년경 스마트폰의 부상과 함께 직접 소비자에 자사 브랜드를 부착해 판매하는 B2C 사업으로 이를 전환했다. 올 2분기까지만 해도 화웨이는 시장조사업체 IDC 기준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 6.9%로 세계 3위를 기록중이다.

2년 전에는 엔터프라이즈 사업도 시작했다. 서버를 비롯해 비상 복구 솔루션, 화상회의나 재난 발생 시 위험 상황에 대한 정보와 대응책을 전달하는 재난망 관련 솔루션 등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사업을 내수 시장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 같은 빠른 변화에는 소위 '늑대 문화'라 불리는 수평적이면서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조직 문화가 바탕이 되고 있다. 특히 종업원 지주제와 ‘순환 CEO 제도’, 이사진 선거와 같은 수평적인 거버넌스와 조직 문화가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모든 구성원이 회사의 미래에 대해 보다 능동적으로 고민하고 자발적으로 나서는 창조적인 문화의 근간에는 늑대처럼 민감한 후각과 불굴의 진취성, 팀플레이 정신으로 똘똘 뭉친 늑대문화가 숨쉬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언급한 종업원 지주제에 따라 대다수의 임직원은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때마다 배당금을 수령한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업무 태도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창업자가 ‘경영권 세습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포하면서 업무 태도가 훨씬 좋아졌다는 것이 화웨이 고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최고경영자(CEO)를 돌아가며 맡는 ‘순환 CEO 제도’와 이사진 선거 등의 제도도 경영진이 보다 책임감 있는 경영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해마다 이사회 소속 17명의 이사진은 모든 임직원이 참여하는 선거를 통해 선출되며, 이들은 다시 3명의 순환 CEO 대상자를 선출해 이들 3명이 각자 임기 동안 회사를 이끄는 독특한 시스템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화웨이 관계자는 “이를 통해 보다 빠르고 책임감 있는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돌아가며 CEO를 맡으면서 보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 문화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제조 시설도 원래 선전에 위치해 있었으나 현재는 생산량과 품목이 증가해 인근에 위치한 동관으로 시설을 옮기고, 선전에는 일부 물류시설만 남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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