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크게 한 방 먹은 구글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유럽 의회가 27일(현지 시각) 구글의 검색 사업을 다른 부문과 분리하는 결의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키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 아무리 ‘상징적 조치’에 불과하더라도 타깃이 된 당사자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유럽 의회 결의안은 구글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유럽 의회 결의안은 온라인 검색 시장은 디지털 단일 시장 내의 경쟁 조건을 확보하는 데 특별히 중요하다면서 따라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검색 엔진을 다른 상용 서비스와 분리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요구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이 결의안이 구글을 겨냥한 것이란 사실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구글은 현재 유럽 검색 시장의 90%를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 구글, '거액 벌금'은 피할 수 없을 듯
유럽 의회 결의안은 아무런 법적인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시선은 실제 권한을 가진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향후 진행 과정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은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C 집행위원이다. 군터 외팅거 디지털 경제 및 사회 담당 위원과 안드러스 안십 디지털 단일 시장 담당 위원도 관련이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유럽 각국 규제 당국도 구글 문제를 둘러싼 공방에서 목소리를 내게 된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구글이 풀어야만 한다. 구글 분할 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할 경우엔 갈수록 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글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분할 논의'까지 나온 만큼 거액의 벌금을 피해나갈 방법은 없다. 의회까지 나선 마당에 은근슬쩍 합의로 끝낼 순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벌금만으로 끝낼 수도 없다는 점이다. 구글의 검색 시장 독점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제아무리 많은 벌금을 쏟아내더라도 조사를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부분은 브라우저 때문에 유럽에서 비슷한 홍역을 겪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 사례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MS는 당시 유럽에서 익스플로러 대신 다른 브라우저를 선택할 수 있는 윈도 버전을 출시했다.
문제는 구글은 PC 운영체제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신 구글은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가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을 활용해서 최대한 성의를 보일 가능성은 적지 않다.
■ 결국 관건은 경쟁 검색엔진 배려 수위
IT 전문 매체인 벤처비트는 “구글이 분할 대신 안드로이드에 다른 검색엔진을 제공해야만 할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또 크롬 이용자들에게 빙 검색 엔진을 제공하는 등의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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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구글은 앞으로 EC 집행위원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과 비즈니스 관행 개선 문제를 놓고 길고 지리한 협상을 벌이게 될 것이란 게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구글이 그 동안 성의를 보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검색 결과에서 경쟁사 서비스를 최대한 배려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경쟁사들의 반발로 합의가 무산됐다. 따라서 유럽 정책 당국과 MS를 비롯한 경쟁업체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선 좀 더 파격적인 대안이 필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