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유럽은 구글을 진짜 분리할 수 있을까? 또 유럽 의회의 구글 분리 결의안은 어느 정도 법적인 효과가 있을까?
유럽 의회가 27일(현지 시각) 구글을 검색 서비스와 나머지 부문으로 분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의원들은 찬성 384표, 반대 174표로 구글 분리안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막 시작된 미국인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인 셈이다.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유럽의회의 이번 조치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 제재 권한 있는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신중한 행보
가장 먼저 제기되는 의문은 유럽의회의 이번 결의가 어느 정도 법적인 효력이 있느냐는 부분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법적인 구속력은 전혀 없다. 유럽의회는 사법권이나 행정권이 없기 때문이다.
뒤집어 얘기하면, 그렇기 때문에 유럽의회가 ‘구글 분할’이란 극단적인 의결을 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아무런 법적인 문제는 야기하지 않으면서 강력한 결의를 표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의안 통과 직후 미국 언론들이 '상징적 조치'라고 평가 절하하는 것도 이런 부분 때문이다.
하지만 의회의 이번 결의안은 구글에 대한 제재 권한을 갖고 있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를 압박하는 효과는 적지 않다. EC는 지난 2010년 11월부터 4년 째 구글의 검색 시장 반독점 행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이제 공은 EC 쪽으로 넘어가게 됐다. 그 동안 구글 반독점 문제에 대한 조사는 호아킨 알무니아 EC 집행 위원이 담당해 왔다.
하지만 알무니아는 지난 달 말로 임기를 끝내고 물러났다. 따라서 유럽 의회 결의안을 어느 정도로 수용할 지는 덴마크 부총리 출신인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C 집행 위원의 몫이 됐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구글에 대해 당장 조치를 하지는 않을 것이며 최종 결정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 현실적 방안은 '비즈니스 관행 개선'과 '거액 벌금 부과'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법률 전문가들도 유럽의 구글 분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감수하겠다는 태세가 아니라면 구글 분할이란 극단적인 조치를 강행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해 초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가 구글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준 점 역시 유럽 정책 당국에겐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자칫하면 보호무역주의란 후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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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이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점과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제재 수위는 어느 선이 될까? 뉴욕타임스는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이 구글의 불공정 관행이 심각하다는 판단을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비즈니스 관행을 수정하고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