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검색 결과에 대해 어느 정도 ‘편집권’을 갖고 있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해 유럽은 비교적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하지만 미국 법원은 구글의 권리를 상당 부분 인정하는 판결을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법원이 지난 주 구글이 검색 결과를 원하는 대로 배열할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했다고 기가옴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같은 판결은 구글이 오랜 기간 고수해 왔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번 소송은 코스트뉴스(CoastNews)란 업체가 검색 결과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이유로 구글을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코스트뉴스는 빙이나 야후 검색 결과에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구글에서만 뒤로 밀렸다고 강조했다.
코스트뉴스 측은 구글이 잠재 경쟁자인 자신들을 시장에서 쫓아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검색 결과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캘리포니아 주의 반-SLAPP 법에 의거해 코스트뉴스의 이번 소송이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려는 시도라고 응수했다. 반-SLAPP법은 공공의 참여를 봉쇄하는 전략적 소송을 제한하는 법률이다.
법원은 구글의 손을 들어줬다. 어네스트 골드스미스 판사는 구글 측 주장을 받아들여 “코스트뉴스의 요구는 헌법이 보호하는 권리와 관련된 것”이라고 판결했다. 구글이 검색 결과를 조정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란 의미다.
■ 구글, 검색결과에 대한 포괄적 편집권 인정받은 셈
이번 판결로 구글은 검색 결과에 대해 상당한 편집권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옐프나 트레블시티 등과 공방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은 최근 레스토랑이나 여행 검색 서비스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기존 강자인 옐프 등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특히 이 업체들은 구글이 경쟁자인 자신들을 검색 결과에서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반독점적 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강하게 제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구글에 대해 비교적 너그러운 편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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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는 20개월 동안 구글의 반독점적 행위를 조사한 뒤 지난 해 1월 사실상 면죄부를 부여해줬다. 온라인 검색시장과 스마트폰, 게임, 태블릿 등과 같은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지금까지의 비즈니스 관행을 바꾸겠다는 '구두 약속'을 받는 선에서 조사를 마무리한 것이다.
이번 판결 역시 그 동안 미국에서 나왔던 구글에 대한 여러 결정들과 비슷한 맥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구글 검색 결과에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많은 업체들은 적잖은 불만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