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 이후 전체 번호이동(MNP) 시장이 대폭 축소된 가운데, 알뜰폰(MVNO) 업계만 꾸준한 번호이동 가입자 순증 규모를 이어갔다.
이동통신 3사의 단말기 지원금(보조금)이 축소되자 저렴한 통신료를 내세운 알뜰폰이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단통법이 시행된 지난달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37만4828건(이하 자사 번호이동 제외, 알뜰폰 포함)으로 집계됐다. ■ 이통3사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 실적 대폭 하락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지난 4월 이통사 영업정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단통법 시행 직전 9월과 비교해도 절반 가까이 축소된 상황이다.
이통 3사 번호이동 형태의 가입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 KT가 9월 17만여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한 반면 단통법 시행 이후 10만명 내외로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서는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전체 시장이 축소되고, 기존 가입자들이 다른 통신사로 이탈하지 않고 기기변경을 택하는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사업자 별로 보면 이통3사는 번호이동 시장에서 모두 순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총 11만1천677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하고 14만6천166명의 가입자를 내주면서 3만4천489명의 순감을 기록했다.
KT는 9만2천601명의 가입자를 끌어오고 11만9천457명의 가입자를 내주면서 2만6천856명을 잃었다.
LG유플러스는 8만5천571명이 번호이동으로 넘어왔지만 9만1천443명을 다시 내주면서 5천872명이 순감했다. ■ 알뜰폰은 번호이동 실적 선방
이통3사와 달리 알뜰폰 업계는 7만3천941명의 순증을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실적을 모두 두고 비교할 경우 지난 4월과 8월, 9월에 이어 가장 높은 순증 기록이다.
알뜰폰은 상대적으로 단통법에 따른 시장 축소 영향에서 비껴간 것으로 풀이된다.
단통법 시행 이후 단말기 지원금이 대폭 줄어들어 기기 값 부담이 늘었다는게 소비자의 여론의 중심이다. 하지만 알뜰폰은 단통법 시행 이전에도 통신비를 낮추는 대신 보조금 경쟁이 적었던 터라 새로운 제도에도 큰 변화가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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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번호이동 건수를 볼때 시장 분위기가 위축된 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알뜰폰은 지난달 8만4천979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지난달 12만5천558명을 유치한 것과 비교할 때 일부 줄어든 것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던 이통 자회사 알뜰폰 회사들이 미래부가 설립조건 위반 사항을 조사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이후 가입자 유치량이 대폭 줄어든 영향의 탓이 가장 크다”면서 “단통법 시행으로 휴대폰 구매 심리가 축소된 부분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