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 대란'이 불거진 지난 주말 동안 LG유플러스가 번호이동 시장을 사실상 싹쓸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경쟁사들은 아이폰6를 처음 공급하는 LG유플러스가 과열 마케팅으로 이번 대란의 진원지가 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중고 보상프로그램으로 LG의 가입자가 몰리자 다급한 경쟁사들이 먼저 과열 마케팅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부처에서 아이폰6 대란 최초 원인 제공자에 대한 중징계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이 의혹에 대한 공방이 일 전망이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폰6가 국내 출시된 지난달 31일부터 페이백 대란이 벌어진 주말 기간 동안, LG유플러스는 일평균 2천700건의 번호이동 가입자 순증을 기록하며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반면, LG유플러스보다 앞서 아이폰을 공급한 경험이 있던 SK텔레콤과 KT는 이 기간 동안 가입자를 헌납하며 체면을 구겼다.
■ 아이폰 시장, LG유플러스 신흥 강자?
아이폰6가 출시된 지난달 31일 번호이동 건수(이하 MVNO 제외)는 2만7460건에 달했다. 이중 이날 LG유플러스는 4446건의 번호이동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726명, 3720명씩 순감했다.
아이폰6 사전예약 물량이 시장에 풀린 날인만큼 번호이동 양상도 과거 이동통신 시장과 비슷한 모습이다. 다만 LG유플러스가 그간 기록해오던 가입자 평균 순증치보다 많은 점이 눈길을 끈다.
문제의 아이폰6 사태가 불거진 1일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1만7277건. 이날 역시 LG유플러스가 2020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은 가운데 SK텔레콤과 KT는 각각 456명, 1564명의 가입자를 내줬다. 보조금 대란이 정점에 달한 2일에는 토요일보다 번호이동 건수가 뛰어 올라 2만3716건에 달했다. 아이폰6 공식 출시일에 버금가는 수치다. 주말 개통이 3년여 만에 허용됐지만, 페이백 대란 소식에 야간에 이어 새벽까지 줄을 서서 개통한 가입자의 수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역시 LG유플러스는 1638건의 순증을 기록하며 1위를 지켰고, SK텔레콤과 KT는 541명과 1097명의 가입자를 빼앗겼다.
■ 왜 LG유플러스에만 번호이동 몰렸나
아이폰6 출시 이후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유치가 대폭 늘어난 점을 두고 아이폰 이용자의 특수성이 꼽힌다. 신규 아이폰 구매자는 구형 아이폰 이용자의 교체 수요 내에서만 움직인다는 이유다.
그동안 3G 망이 없고 음성LTE(VoLTE)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아이폰을 취급하지 못했던 LG유플러스가 경쟁사의 가입자를 번호이동으로 끌어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아이폰6 16GB에 고가의 리베이트 정책을 선언하면서 가입자 순증을 이끈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10월1일 단통법 시행 이후에는 번호이동이 주춤했지만, 아이폰6 출시 이후 번호이동 건수가 급증했다. 아이폰6 대란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업계에서는 특정 통신사가 리베이트를 확대하면서 페이백 대란이 시작됐다고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통3사 모두 사실상 페이백 대전에 가세했다는 점에서 최초로 페이백 편법 카드를 사용한 사업자를 가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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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는 실태조사를 통해 최초 페이백 전쟁을 벌인 사업자를 가려낼 계획이다. 이통3사의 전체 위반 혐의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유통점에서의 페이백 지급과 관련한 불법 행위는 곧바로 적발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통신사와 계약을 맺은 유통점이 더 많이 적발되는지가 큰 관심사가 될 것이라며 “자칫 하루밤의 대란이 다시 몇 주간 이통시장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