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이하 규개위)가 24일 분리공시 내용을 삭제키로 권고한 가운데,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 내에서 규개위의 결정을 둘러싸고 팽팽한 설전이 이어졌다.
24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야당추천 상임위원인 김재홍 상임위원은 “분리공시는 이용자에 투명하게 보조금을 알려야 한다는 전제 아래 합리적인 소비 선택을 이끌기 위한 정책이었다”며 “국민의 이익도 아니고 모든 제조사도 아니고 특정 기업을 위해서 통신 이용자 이익을 침해할 수 없기 때문에 규개위의 결정에 재심사를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삼석 상임위원도 “소비자 이익이라는 관점이 무시되고 국익으로 포장된 정부의 결정은 입법 취지와 국민 여론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야당 추천을 받은 두 위원과 달리 여당 추천을 받은 이기주 위원과 허원제 부위원장은 재심사 요구에 반대 의견을 내놨다.
이기주 상임위원은 “오늘 열린 규개위는 민간 위원까지 모두 참여한 전체회의였기 때문에 분과위의 결정이면 몰라도 아쉽기는 하지만 규개위의 개선 권고는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허원제 부위원장은 “이미 여러 차례 회의에서 분리공시를 반대해왔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자 한다”며 분리공시 삭제 권고는 당연하다는 뜻을 내놨다.
최성준 위원장을 비롯한 5명의 상임위원들은 규개위의 분리공시 삭제 권고에 대해 재심사 요구안을 두고 여야 추천위원간에 설전이 오갔지만, 법 시행일자가 임박한 점에 따라 우선 삭제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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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규개위 의결을 받아들이되, 이후 분리공시에 대한 논의를 다시 이어가자는데 상임위원들은 뜻을 모았다.
최성준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내부적 논의를 거친 내용이 삭제 권고 의견을 받은 점이 스스로 부족하지 않았나 반성도 하고 결과에 대해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10월 이전에 결론이 안나면 지원금 공시 세부 기준이 없는 체로 시행돼 혼란이 올 수 있으니 재심사 요청보다 법 시행 이후 다시 논의하자”고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