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가 24일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핵심으로 여겨졌던 분리공시 도입을 배제하면서, 통신비 요금할인의 핵심인 '분리요금제' 시행에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분리요금제는 과거 단말기 보조금에만 집중되던 소비자 지원혜택을 요금할인으로 유도하기 위한 제도로, 단말기를 구입하지 않더라도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통사로부터 단말기를 구입하는 소비자와 기존 단말기 사용자나 자급제 단말기 사용자를 차별하지 않고, 할인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가계통신비에 큰 부담인 잦은 단말기 교체를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약정이 만료된 기존 단말기로 다시 2년 약정 가입을 할 때도 처음 기계를 살 때처럼 보조금을 받거나, 보조금에 준하는 통신료 할인을 받는 식이다. 이 때 요금할인은 기준할인율 도출 절차에 따라 결정된다.문제는 기준할인율을 정하는 방식이다. 단통법 시행 초기, 최초 할인율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정하고, 내년 1월부터는 이통사가 공시한 보조금 규모를 산정해 계산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그동안 통신사가 공시한 보조금 내역에 따라 일율적으로 할인율을 정하게 된다. 통신사들은 이 과정에서 이통사 재원으로 형성된 보조금과 제조사의 판매 장려금이 엄격히 구분되지 않으면, 보조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액을 정하는 기준을 잡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분리공시제 무산이 결과적으로 이동통신 요금할인 자체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평균 30만원의 보조금이 가입자 한명에 집행됐다고 할 때, 이 가운데 제조사의 장려금을 뺀 금액이 평균적으로 얼마인지 계산할 수 없기 때문에 요금할인율을 선정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부가 방통위에 분리공시 도입을 요청한 이유도 분리요금제 시행의 중요한 전제조건이었다”면서 “국회 에서 5월에 제정돼 이제 막 시행을 앞둔 분리공시제를 갑자기 폐기한것 자체가 이해가 안간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분리공시 안에 대한 재논의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불과 법 시행 6일이 남은 가운데 재도입 논의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경제팀 수장인 최경환 부총리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점 때문에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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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의 가장 핵심적인 장치인 분리공시제가 수포로 돌아간 상황에서 단통법을 시행해야 하는 이통사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통사들은 분리공시 폐기에 따라, 지금이라도 이를 대체할만한 가이드라인이라도 만들어 보완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정부가 특정 기업의 의견때문에 법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까지 끌고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인 국민과 산업의 착오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보완책을 내놔야 가까스로 조금이나마 책임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