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반올림 보상 협상 일부 진전

피해자 8명 우선 협상 제안 반올림 內 '이견'

일반입력 :2014/08/13 21:45    수정: 2014/08/17 14:45

김다정 기자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간의 반도체 직업병 피해 보상 협상이 여섯 차례에 대화 끝에 진전을 맞았다. 반올림 협상 대표로 참여하는 8가족 중 5가족이 삼성전자와 피해 보상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다만 나머지 3가족은 산재신청자 모두에게 보상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반올림 내부에 이견이 갈린 셈이어서 향후 협상 과정에 변수가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13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피해 보상 문제를 놓고 대화를 재개해 6시간 가까이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다.

이날 회의가 끝난 직후 삼성전자측 협상 대표 백수현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반올림 협상 대표 가족 중 5가족이 삼성전자와 자신들에 대한 보상 문제를 우선적으로 진행하자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오늘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이들 가족들은 필요하면 실무협의도 별도로 가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제안을 반기면서도 반올림 내부에 의견이 5:3으로 갈린데에는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백 전무는 5가족에 대한 협상을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것 보다는 나머지 3가족도 함께 논의에 참여하길 희망한다면서 다음번 협상에서 제안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올림측 협상단 대표인 황상기씨(故 황유미씨의 부친)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우선 보상을 원하지 않는 나머지 3가족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상기씨는 반올림은 삼성에 사과, 보상, 재발방지책 3가지에 대해 모두 논의하자고 했는데 삼성은 오늘 어떠한 진전된 안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면서 삼성에서 일하다가 병에 걸린 사람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협상에서 반올림은 그동안 삼성이 요구해왔던 산재신청자 33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삼성전자는 제출된 명단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합리적인 수준의 기준을 수립해 보상대상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를 위해 ▲소속회사 ▲질병종류 ▲재직기간 ▲재직 중 담당업무 ▲퇴직시기 ▲발병시기 등 6개항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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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재발방지대책에 관해서도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기관을 선정해서 종합검진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기관 선정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다음 번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다음 협상일자는 내달 3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