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6차 대화를 시작했다. 지난번 대화에 이어 이날 협상에서도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13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피해 보상 문제를 놓고 대화를 재개했다.
양측은 지난 5차 대화에서 7시간 가까이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 대책 등 주요 의제에 대해 팽팽한 입장차를 확인하며 별다른 소득없이 협상을 끝낸 바 있다.
이날 삼성전자측 협상 대표인 백수현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협상 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재발방지에 대한 논의에 진전이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며 협상이 보기에 따라서 교착상태에 있는 것 같지만 큰 틀에서 보면 조금씩 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반올림 협상단은 이날 이례적으로 취재진과 만나지 않고 뒷문을 통해 조용히 협상장으로 들어갔다. 지금까지 협상에서 반올림측 협상단 대표인 고(故) 황유미씨의 부친 황상기씨는 기자들 앞에서 협상에 임하는 간단한 소감을 밝혀왔다.지난달 30일 열린 5차 대화에서 양측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 화학약품 관리체계를 중심으로 한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를 진행했지만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반올림 측은 반올림이 절반 이상을 추천하는 사람들로 '화학물질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 감사단'을 설치할 것을 거듭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이같은 요구가 사실상 '반올림 위원회'를 회사 안에 설치하라는 격이라면서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과와 보상 문제에 대한 입장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상에 참여 중인 발병자와 가족 8명에 대한 보상 논의를 우선 마무리하자고 제안했지만 반올림 측은 산재보상을 신청한 모든 사람들에게 보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이번 협상을 앞두고 삼성전자 반도체 온양공장에 재직 중이던 이범우㊻씨가 지난 1일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숨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협상에 변수가 될 지 여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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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두고 반올림 측은 삼성전자는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수많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몰고 온 참사에 대해 제대로 책임지려는 자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에 철저한 재발방지대책 수립을 함께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백혈병 논란은 지난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 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고 황씨의 부친인 황상기씨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 유족급여를 신청하면서 본격화된 이후 7년을 끌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