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공장 근로자 또 백혈병 사망

일반입력 :2014/08/05 10:38    수정: 2014/08/05 11:04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1명이 또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 피해 보상 협상이 집행 중인 가운데 추가 사망자가 나오면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5일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온양공장에 재직 중이던 이범우㊻씨가 지난 1일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숨졌다.

이 씨는 한 달 전 천안 단국대 병원에서 백혈병 진단을 받고 서울 삼성의료원으로 옮겨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한 달 만에 숨을 거뒀다.

고등학교 졸업 후 삼성반도체 부천공장에 입사한 이씨는 1991년 온양공장이 설립된 후부터 최근까지 23년 간 온양공장에서 근무했다. 이씨는 화학물질을 주로 다루는 전공정 라인이 아닌 후공정 라인에서 근무했으며 지난 2005년부터는 공장이 아닌 사무실에서 관리직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올림은 이씨가 담당했던 설비 유지·보수 업무의 경우 공장에서 취급하는 유해물질에 단기간 고농도로 노출될 수 있어 위험도가 높은 업무로 지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노동자의 피해사례는 총 40건에 달한다. 이 중  백혈병, 재생불량성 빈혈 등 림프조혈계 질환 피해제보는 12명이다.

반올림 측은 “삼성전자는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수많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몰고 온 참사에 대해 제대로 책임지려는 자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에 철저한 재발방지대책 수립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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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동고동락해온 동료를 잃은 것은 회사에도 큰 슬픔”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시 한 번 고인의 안타까운 소식에 애도를 표하며 유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피해 보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30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교섭에 나섰지만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 등 주요 의제에 대한 시각차가 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