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반올림, 5차 대화 재개

재발방지 중점 논의…주요 의제 합의점 찾을까

일반입력 :2014/07/30 14:25

정현정, 김다정 기자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5차 대화를 시작했다. 이날 양측은 지난 협상에서 제기된 사과와 보상문제를 비롯해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 화학약품 관리체계를 중심으로 한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30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피해 보상 문제를 놓고 대화를 재개했다.

지난 4차 대화에서 5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마라톤 협상에도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대책 등에 대해 이견이 갈리면서 협상에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만큼 이번 대화에서 주요 의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올림측 협상단 대표인 고(故) 황유미씨의 부친 황상기씨는 이날 협상에 앞서 “시급한 문제는 삼성으로부터 사과를 받는 것이고 삼성에서 더 이상 암 환자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것”면서 “특히 재발방지에 대한 부분이 상당히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작업장에서 어떤 화학약품을 쓰고 있고 이에 대한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삼성에서 지금까지 보상문제만 들고 나왔지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진전이 없었던 만큼 오늘은 사과와 재발방지에 대해서 삼성이 성실하게 대화에 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삼성전자측 협상 대표인 백수현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오늘 협상에서)반도체 사업장의 안전관리 현황을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라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중요한 국가적 사업이고 안전과 보건 문제에 있어서는 삼성전자가 당사자인 만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들을 반올림과 가족들에게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대표이사를 비롯 세 차례에 걸쳐 사과를 했음에도 지난번 대화에서 반올림이 거듭 사과를 요청하면서 2시간 30분이 넘게 공전이 있다”면서 “사과에 대한 가족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며 우리의 문제 해결 노력을 성실하게 설명하려 하는 만큼 반올림 측도 전향적으로 임해서 협상의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지난 16일 열린 4차 대화에서 양측은 주요 의제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반올림 측이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사과 문제에 대한 온도차가 여전한데다 보상 방식과 범위에 대해서도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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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협상에 참여 중인 발병자와 가족 8명에 대한 보상 논의를 우선 한 달 안에 마무리하자고 제안했지만 반올림 측은 산재보상을 신청한 모든 사람들에게 보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가 보상 기준과 대상을 선정하기 위해 보상위원회 설치 제안했지만 반올림은 직접 교섭을 통해 보상 문제를 풀어가기를 원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백혈병 논란은 지난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 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고 황 씨의 부친인 황상기씨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 유족급여를 신청하면서 본격화된 이후 7년을 끌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