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요금 월 1천원 알뜰폰 사라지나

網 이용대가 부담 때문에 수익성 악화

일반입력 :2014/06/27 13:40    수정: 2014/06/27 15:48

알뜰폰의 최대 히트작은 월 기본료 1천원짜리 상품이다. 한 때 가입자가 몰려 개통을 위해 며칠씩 기다려야 했으며, 지난달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가 10만명을 넘어선 배경도 1천원 요금제의 힘이었다.

특히, 휴대폰을 거는 것보다 받는 데 주로 쓰는 중·장년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실제,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의 60%가 50대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을 정도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중·장년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월 1천원짜리 요금제가 알뜰폰 사업자의 수익성 악화로 없어질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사에게 지불해야 하는 망이용대가(도매대가) 부담 때문이다.

알뜰폰은 통신망을 직접 구축해 보유하지 않고 기존 이동통신사로부터 통신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다. 다시 말해, 이통사로부터 도매로 망을 빌려 소매 상품을 팔아 이윤을 남긴다.하지만 월 1천원 요금제와 같이 기본료가 저렴한 상품들은 월 통화시간이 30분 미만으로 데이터와 문자메시지 이용량은 미미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대표적 적자 상품으로 꼽힌다. 주 이용자층이 중·장년층이며 휴대폰을 주로 받는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알뜰폰 사업자가 1천원 요금제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은 기본료 1천원에 30분 통화요금인 약 3천240원(1.8원×60초×30분)을 더해 4천240원 수준이다.

반대로, 이통사에 지불해야 하는 도매대가는 1천180원(39.33×30분, 24일 미래부가 발표한 도매대가 분당 39.33원 기준)이다. 요금과 도매대가만 계산하면 알뜰폰의 가입자 당 수익은 3천60원(4천240원-1천180원)이다.

하지만 실상은 이보다 더 나쁘다. SK텔레콤과 KT는 알뜰폰에 부과하는 도매대가가 2천원 미만일 경우에는 도매대가 대신 기본료로 가입자당 2천원을 부과한다. KT는 음성 도매대가가 2천원 미만이면 2천원을, SK텔레콤은 ‘음성+데이터+문자’ 총액이 2천원 미만이면 2천원을 부과한다. 상대적으로 SK텔레콤 계열 사업자들이 나은 편이지만 저가 요금제의 경우 2G 피처폰을 쓰는데다가 중·장년층이 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데이터와 문자 총액의 의미는 크지 않다.

이를 적용하면 알뜰폰 1천원 요금제의 수익은 2천240원으로 떨어진다. 뿐만 아니다. 이외에 업무대행수수료와 접속료도 지불해야 돼 수익률은 더 떨어진다. 사업자마다 차이는 있지만 업무대행수수료는 가입자당 월 2천원 안팎이다. 따라서 1천원 요금제 가입자가 30분 정도 통화량이 있으면 ‘본전’, 그 이하면 수익이 마이너스라는 얘기다.

여기에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알뜰폰 사업자들은 신뢰·인지도를 갖춘 우체국을 이용하는데 여기서도 접수 건당 2만원의 수수료가 발생된다. 사실상 1천원짜리 요금제로는 도저히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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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어려움 때문에 1천원 요금제를 운용 중인 곳은 에넥스텔레콤 1곳뿐이고, 최근 월 990원 요금제를 내놓은 한국케이블텔레콤은 특정 단말을 구입할 경우에만 이 요금제를 적용하고 별도 상품으로는 판매하지 않는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24일 알뜰폰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저소득층 전용 알뜰폰 상품 출시를 하도록 했는데 진짜 저소득층, 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이 같은 구조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며 “이 구조에서는 1천원짜리 요금제 같은 상품이 얼마나 존속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