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 영업정지 기간 동안 가입자 유치 몰이에 나섰던 알뜰폰이 영업재개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통3사의 보조금이 늘어나면서 전체 번호이동 수치는 급증했지만, 알뜰폰 전체 신규 가입자는 줄어들었다.
이는 일반 국민이 가계통신비에서 단말기 가격의 체감 비중을 상당히 크게 느낀다는 반증이다. 저렴한 통신료를 내세운 알뜰폰보다 보조금으로 단말기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소비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 영업정지 기간 동안 일 평균 6천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은 알뜰폰은 영업재개 이후 열흘간 일평균 신규 가입자가 3천명대까지 급감했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정지 기간 동안 통신사는 한 곳만 가입자를 받아들였어도 알뜰폰과 비교해 7대 3 구도의 신규 가입자 유치 양상을 보였다”면서 “영업재개 이후에는 알뜰폰의 가입자 비중이 전체 대비 5% 넘기도 버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영업재개 이후에도 가입자 순증 추세를 이어가려고 기본료 면제나 요율을 낮춘 요금제를 내놓으며 프로모션에 나섰지만 늘어난 보조금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고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이통3사 영업재개 이후 보조금 금액이 늘어나면서 번호이동 건수가 일평균 과열 기준 2배인 5만건을 넘어서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자체 모니터링 결과 일부 온라인 매장을 통해 40만원 이상의 게릴라성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알뜰폰 업계도 자체 프로모션 외에 판매점 리베이트 등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자금력을 갖춘 이통사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결국 같은 이동통신 서비스가 판매되지만, 매달 저렴한 통신료를 내는 것보다 보조금을 통한 단말기 값 부담을 줄인 마케팅이 통한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전체 약정 기간을 고려해 이통사가 보조금으로 낮출 수 있는 가계통신비와 알뜰폰을 이용할 때 매달 줄일 수 있는 요금을 합산해 비교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규제당국이 보조금 시장 사실조사에 돌입하면서 보조금이 줄어들고 다시 알뜰폰이 가입자를 더 모을 수 있는 발판은 마련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익 구조에 대한 고민도 여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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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는 LTE 망 도매대가가 3G 요금제보다 불리하지만, 매출을 늘리기 위해 LTE 가입자 비중 증가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알뜰폰 관계자는 “최근 그나마 들어오는 가입자는 3G 요금제 이용자나 알뜰폰 수요가 높은 피처폰 이용자 비중이 받쳐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ARPU)이 높은 LTE 요금제 상품은 이통사 쪽으로 쏠려 보조금 중심의 시장 상황이 지속되면 수익성도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