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시대, 기업IT도 단순해야 산다

SAP 사파이어나우 컨퍼런스, 복잡성 제거 전략 공개

일반입력 :2014/06/04 09:18    수정: 2014/06/18 09:36

<올랜도(미국)=임유경 기자>클라우드로 인해 전통적인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SAP가 변화의 슬로건으로 런 심플(Run Simple)을 외치고 나섰다.

SAP가 제공하는 모든 솔루션, 서비스는 고객 비즈니스에 포함된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SAP는 런심플을 뒷받침할 두가지 기술로 클라우드와 인메모리기반 SAP HANA플랫폼을 전진배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오라클 등 다른 거물급 IT업체들과 마찬가지로 SAP 역시 격동의 IT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클라우드 중심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재편하고 나선 것이다. 런심플은 이것을 상징하는 키워드였다.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열리고 있는 SAP 연례 최대인 사파이어나우 컨퍼런스 현장에서도 런심플을 중심으로한 SAP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최근 SAP 단독 CEO로 임명된 빌 맥더멋은 사파이어나우 컨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전세계 기업 고위직 임원들 70%가 복잡성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며 전략을 실행하는 데 있어 복잡성은 실패의 지름길이고, 복잡성을 이기는 길은 단순함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단순함이 최고의 정교함이라는게 그의 메시지였다. 단순한 사용자 경험(UX)을 통해 애플을 부활시킨 고 스티브 잡스의 메시지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사파이어나우는 전세계의 다양한 고객사, 투자자, 언론사가 참여하는 SAP의 최대 행사로 SAP 솔루션을 활용한 다양한 산업 군의 혁신 사례가 소개되는 자리다.SAP가 이날 심플함을 추구하기 위해 내세운 변화는 크게 세 부분이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및 사용자경험(UX), HANA 플랫폼, 서비스가 그것이다.

SAP 제품은 지금까지 UI/UX면에서 크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소비자용 애플리케이션의 친(親)사용자적인 UI·UX를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도 적용해야 한 다는 것은 SAP가 풀어야할 숙제중 하나였다. 이를 위해 작년 사파이어나우에서 SAP는 '피오리(Piori)'라는 소프트웨어를 공개했다. 피오리는 역할 중심으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HTML5기반으로 제작돼 모바일과 태블릿에서도 사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 사파이어나우에서 SAP는 모든 SAP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고객들에게 피오리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빌 CEO는 피오리는 단순하고 멋진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며 10번 클릭 해서 처리했던 일을 2번만 클릭할 수 있다면 생산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많은 고객이 피오리를 유상으로 판매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고 우리는 여기에 공감해 피오리를 SAP 소프트웨어에 기본으로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조 연설에서 빌 CEO는 또 많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이 클라우드를 이야기 하지만 SAP의 클라우드는 강력한 인메모리 기반 플랫폼인 HANA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복잡성을 줄였다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라고해서 모두 다 같은 클라우드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는 ‘클라우드+SAP HANA=심플’이라는 공식을 그리며 “회사와 회사가 하는 모든 일이 HANA 플랫폼 위에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 CEO는 SAP의 모든 솔루션은 클라우드에서 통합될 것이고 트랜잭션과 분석, 정형과 비정형 데이터가 모두가 단일 플랫폼 위에서 지원된다”며 “우리는 과거에 대응하던 차원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만들어 가는 단계로 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SAP는 이날 산업 별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특화된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한다고도 밝혔다.

이를 위해, SAP는 본사 전략 산업 부문 글로벌 총괄인 사이먼 패리스가 이끄는 별도의 ‘인더스트리 클라우드 조직’을 만들었다. 이 조직은 비즈니스를 단순화하고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산업 별 클라우드 로드맵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산업별 클라우드 솔루션들은 각 산업에 특화된 신규 프로세스 및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고객들이 보다 손쉽고 빠르게 퍼블릭, 프라이빗 또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SAP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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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는 서비스도 단순하게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조 연설 이후 이어진 빌 CEO 및 이사회 멤버들과의 질의응답시간에서 SAP는 내년 1월에는 HANA에 대한 고객서비스를 단일 창구로 집중하는 노력을 전세계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유지보수 전담 조직인 액티브글로벌서포트(AGS)가 중국에서만 지원 창구를 단일화 한 상태다. 이 밖에도 SAP는 지난 4월1일 발표한 단순화된 가격체계를 발표했다.

빌 맥더멋 CEO는 “’런 심플’이야말로 SAP를 측정하는 잣대이자, 고객을 중심에 두고 혁신하고자 하는 SAP의 의지라며 “심플하고 간편한 경험, 클라우드로 쓰는만큼 지불하는 심플한 결제, 차세대 혁신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심플한 HANA 플랫폼” 등을 통해 이뤄 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