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 권봉석 기자)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열리는 인텔 솔루션 서밋은 PC제조업체와 부품업체,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 행사다. 참가자를 대상으로 하반기 출시될 신제품・신기술과 함께 각종 판매 전략에 대한 세션이 진행된다. 한편에서는 새로 발표된 제품과 기술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전시장을 운영하다. 행사 전용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다음 부스를 돌아다니며 2차원 QR코드를 스캔하면 기념품과 교환할 수 있는 화폐 역할을 하는 코인이 적립된다.
올해 쇼케이스에서는 특히 윈도 운영체제가 실행되는 인텔 태블릿, 공간과 전력소모를 최소화한 컴퓨팅 플랫폼 NUC 등 데스크톱PC나 노트북 등 기존 PC 형태를 벗어난 제품이 눈에 띈다. 포스트 PC 시장도 놓치지 않겠다는 인텔의 행보가 한층 빨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윈도 8.1 정책 변화로 날개단 인텔 태블릿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을 겨냥해 윈도・오피스 정책을 잇달아 변경하면서 인텔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9인치 미만 태블릿에 오피스와 윈도 운영체제를 비용 없이 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는 운영체제는 무료지만 드라이버와 애플리케이션을 추가로 개발하는데 만만찮은 비용이 든다. 반면 인텔 기반 윈도 태블릿은 이미 개발된 윈도 운영체제와 드라이버를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은 물론 라이선스 비용 부담이 줄어 제품 가격을 그만큼 낮출 수 있는 여지도 생긴다. 기업 입장에서도 업무에 꼭 필요한 오피스 프로그램은 물론 기존에 운용하던 윈도 응용프로그램까지 그대로 쓸 수 있다. 에이수스, 에이서, 레노버 등 중국계 PC업체도 줄어든 PC수요 대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윈도 태블릿을 내놓고 있다. 인텔 역시 중소 제조업체 사이에서 거간꾼 역할을 하는 '매칭프로그램'을 통해 인텔 태블릿 진영 세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윈도 운영체제에 비해 안드로이드를 쓴 인텔 태블릿의 성적은 초라한 편이다. 배터리 지속시간이 짧고 성능이 뒤처진다는 선입견이 소비자들의 구매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2013년 인텔이 새 아톰 프로세서 '베이트레일'을 출시하며 성능과 배터리 효율성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대형 제조사가 내놓은 인텔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여전히 고전중이다.
이 때문에 쇼케이스 행사장에서는 사진 처리와 동영상 재생 등 일반 사용자들의 활용 빈도가 높은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인텔 태블릿의 우위를 강조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설명을 맡은 현지 관계자 역시 ARM 프로세서를 쓴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많은 연산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때도 여러 개 코어를 모두 활용하지 못하고 놀려두는 경우가 많아 성능이 떨어진다. 하지만 아톰 프로세서를 쓴 태블릿은 코어를 효과적으로 쓰고 배터리 지속시간도 크게 향상되었다고 효율성을 강조했다.
■작은거인 NUC 3D 게임까지 소화한다
데스크톱PC가 사라진 자리를 대신한 것은 태블릿이나 울트라북 뿐만이 아니다. 인텔이 2012년 시장에 선보인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인 NUC 역시 데스크톱PC 대신 자리를 차지했다. 데스크톱PC는 고성능 작업을 쉽게 처리할 수 있지만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미니PC는 공간을 적게 잡아먹는 대신 성능이 떨어진다는 딜레마를 고성능・저전력 프로세서와 SSD로 해결했다. 데스크톱PC 전원공급장치만한 면적에 PC에 필요한 모든 부품을 넣었다.아태지역 기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모든 제품은 취재 당일 출시된 NUC 신제품 DE3815TYKHE다. 코드네임 '씬캐년'으로 불렸던 이 NUC는 인텔 아톰 E3815 프로세서를 써 소비전력을 낮추고 내부에 eMMC 방식 저장장치 4GB를 달았다. 리눅스로 시트릭스 등 가상데스크톱 환경을 구축하려면 DDR3L 메모리 모듈만 더 꽂으면 바로 추가 비용 없이 구성할 수 있다. 케이스를 포함한 가격은 약 14만원이며 고성능이 필요하지 않은 디지털 사이지나 POS 시스템에 활용하기 좋다.
인텔이 제조해 유통사를 통해 공급하는 NUC는 최상위 모델에도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를 쓰는 것이 고작이다. 에이수스, 기가바이트 등 중국・대만 PC제조업체가 제조・판매하는 NUC는 최상위급인 인텔 코어 i7-4770R 프로세서를 써서 3D 레이싱 게임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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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 카메라로 생체 인증
인텔이 현제 연구중인 다양한 센서 기술도 눈길을 끈다. 비밀번호 대신 얼굴을 인식해 로그온하면 긴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하지만 이 방법은 얼굴을 인쇄해 카메라에 보여주어도 로그온이 가능하다는 단점을 지녔다. 인텔이 올 1월 선보인 기술 '리얼센스'는 카메라를 두 개 달아 평면 대신 입체를 인식하게 만들었다. 리얼센스 기술은 생체인증 이외에 동작인식 게임을 조작하는 데도 쓸 수 있다. 현지 인텔 관계자는 오는 6월 대만 타이페이(컴퓨텍스)에서 더 많은 기술이 추가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