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제조사, 대기업 의존도 낮춰야"

한국트럼프지엠비에이취 스토킹어 대표 인터뷰

일반입력 :2014/04/24 08:03    수정: 2014/04/25 10:38

조무현, 임유경 기자

한국의 중소기업 대부분은 대기업 의존적인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자생력을 갖춰야 합니다.

독일 경제는 기술력을 갖춘 제조 분야 중견기업들이 탄탄하게 중간 허리 부분을 지탱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환경에서 커온 독일 업체가 다년간 지켜봐 온 한국 제조업계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23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4키플랫폼'에 연사로 참가한 독일 회사인 한국트럼프지엠비에이취 프리드리히 스토킹어 대표와 만나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에 대한 그의 의견을 들어봤다.

트럼프는 독일에 본사를 둔 레이저 절삭기 업체로 한국에서 16년 동안 다양한 제조업체를 고객사로 비즈니스를 진행해오고 있다.

스토킹어 대표는 휴대폰, 반도체 분야 업체들은 제품 이미 제품 품질은 물론 생산성면에서 제조역량도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적인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자동차는 아직 독일이나 일본에 미치지 못해있고 아직까지도 글로벌 시장에서는 가격경쟁력에서 승부를 본다는 이미지가 크다고 봤다.

그가 한국 제조업에서 가장 우려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지나치게 대기업 의존적인 중소·중견업체들의 비즈니스 구조다. 한국 중소기업들은 하청을 주는 대기업들의 요구사항에 맞춰 일해주다 보니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기 위한 준비가 전무한 상태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중소기업들에게 자생력을 갖출 것을 당부했다. 정부차원의 지원은 논외로 하더라도 기업 스스로 글로벌 비즈니스 관행과 체계를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대기업에 주문을 받아 제품을 만들기 보다 자체 제품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연구개발에 집중적인 투자로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한국 제조업, 특히 중소·중견업체들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이유는 그만큼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트럼프는 1997년에 직원 10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직원 150명에 글로벌 매출에서 한국 비중이 5%를 차지할 만큼 규모를 키웠다.

한국트럼프 매출의 70%는 판금가공 사업 분야에서 나오는데 이들이 대부분이 대기업의 하청을 받아 일하는 중소 중견 기업들이다. 판금의 절단 절곡 등의 작업으로 제조업 전반의 500여 곳의 고객사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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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 현대 하이스코, SK이노베이션 같은 대기업도 한국트럼프의 고객사다. 대기업에는 주로 산업용 레이저 가공장비의 형태나 레이저 발진기를 판매한다.

그는 레이저 기술은 산업 전반에 쓰이고 있다. 평판 절단이나 성형 이외에도 디스플레이에 마킹을 할 때도 쓰여, 터치 패널이나 자동차 계기판에도 레이저 기술이 들어간다며 레이저분야도 저출력부터 고출력까지 세분화 돼 있는데 한국 로컬 업체들과 저출력이나 마킹 분야에서는 경쟁하고 있지만 고출력으로 갈수록 경쟁사가 많지 않아 글로벌에서 트럼프를 포함해 2~3개 정도가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