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 대중화가 기대 이상으로 빠르다. 기존 노트북이나 울트라북에는 128GB 이상 SSD가 제일 흔하게 쓰이고 데스크톱PC에는 256GB SSD가 주로 사용된다. 평범한 SSD 속도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PCI 익스프레스 슬롯에 꽂아 쓰는 SSD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다.
이렇듯 SSD가 널리 퍼지게 된 것은 몸값이 빠른 속도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128GB 제품은 10만원대 후반에서 10만원대 중반으로, 256GB 제품은 20만원대 중반에서 10만원대 후반으로 가격이 내리면서 같은 값에 용량은 두 배로 늘어난 제품을 살 수 있게 된 것. 그러나 SSD는 단순히 용량과 가격 이외에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플렉스터 M6S(이하 M6S)는 요즘 나오는 SSD에 비해 성능이 훨씬 뛰어나거나 특별한 기능을 갖춘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SSD를 제어하는 컨트롤러 칩은 서버용 SSD에 흔히 쓰이는 마벨 최신 제품을 썼고, 도시바 19nm 플래시 메모리를 썼다. 이미 다른 제품에 충분히 쓰여 안정성이 검증된 제조사들이라 어느날 갑자기 먹통이 되거나 데이터가 날아갈 우려는 한결 적다.
■플래시 메모리 읽고 쓰는 채널 절반으로 줄어
SSD는 PC나 노트북 내부에 한 번 달고 나면 밖에서 보이지 않는 제품이기 때문에 디자인을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SSD 메모리와 PC를 연결하는 컨트롤러 칩과 플래시 메모리를 외부 충격에서 보호해줄 수 있다면 케이스 재질 역시 큰 차이는 없다. M6S는 알루미늄 재질 케이스를 썼고 두께는 6.8mm로 데스크톱PC나 노트북에 장착할 때 두께때문에 지장을 받지는 않는다. 데스크톱PC 고정에 필요한 브래킷(지지대)이나 나사, PC와 연결할 때 필요한 SATA 케이블은 따로 사야 한다.
SSD 컨트롤러 칩은 마벨 88SS9188을 썼는데 듀얼코어로 작동한다는 것 이외에 상세한 사항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플렉스터가 이전에 출시한 고급형 SSD인 M5P에 쓰였던 컨트롤러칩 ’88SS9187′에서 성능을 낮춘 버전으로 알려져 있다. 바로 SSD 안의 플래시 메모리를 묶어서 관리하는 채널이 8개에서 4개로 줄어든 것. 물론 채널이 많다고 해서 항상 성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M6S는 현재 시장에 128GB/256GB 제품이 출시되어 있으며 데이터를 임시로 담아 두는 버퍼는 128GB 제품에 256MB, 256GB 제품에 512MB를 달았다. 플래시 메모리는 도시바가 생산한 19nm(나노미터) MLC 방식을 썼다. PC에 설치한 뒤에는 각 운영체제의 설정 프로그램으로 SSD를 인식시키고 포맷해 쓰면 된다. 윈도 8.1에서 NTFS로 포맷한 뒤 실제로 쓸 수 있는 용량은 128GB 제품이 119.24GB, 256GB 제품이 238.47GB다.
■속도는 평균, 가격 대비 성능은 “글쎄”
윈도 8.1에서 성능측정 프로그램인 AS SSD 벤치마크를 이용해 간단히 성능을 확인했다. 아무것도 저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능을 측정한 결과는 256GB 제품이 읽기 최대 469.52MB/s, 쓰기 최대 426.66MB/s다. 읽기 속도는 제조사가 크리스탈디스크마크로 측정한 것과 거의 일치하지만 쓰기 속도는 60MB 가량 차이가 있다. 읽기 속도는 용량에 관계 없이 470~480MB를 오간다.각종 파일로 SSD 용량의 90% 가량(128GB 제품은 107.31GB, 256GB 제품은 214.62GB)을 채우고 10%만 남긴 상태에서 같은 테스트를 반복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쓰기 속도는 128GB 제품이 최대 320MB/s, 256GB 제품이 426MB/s인데 내장된 캐시와 플래시 메모리 용량의 차이로 생기는 일로 보인다. 보급형 제품이지만 두 세대 전, 혹은 한 세대 전 고급형 SSD와 비슷한 속도를 냈다.
SSD에 쓰이는 플래시 메모리는 전원을 꺼도 그 내용이 고스란히 남아 있지만 속도는 느리다. 반면 캐시 메모리는 읽고 쓰는 속도는 빠르지만 전원을 끄면 저장했던 내용이 모두 지워진다. SSD에 데이터를 쓸 때는 먼저 캐시 메모리에 담은 다음 플래시 메모리에 그 내용을 옮겨 담는다. 이 때 캐시 메모리 용량이 적다면 캐시 메모리를 수시로 비우는(플래시 메모리에 쓰는) 과정이 빈번히 일어나 자연히 속도는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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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터 M6S의 성능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편이며 절전 모드에서 전력 소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명령어가 추가되어 노트북용 HDD 대신 설치한다면 배터리 이용 시간도 조금 더 늘릴 수 있다. 다만 이처럼 무난한 제품을 구매할 때 따져 보게 되는 가격 대비 성능에서는 다른 제품에 밀린다는 게 문제다. 256GB 제품의 가격은 21만 원 선인데 같은 마벨 컨트롤러 칩과 20nm급 플래시 메모리를 쓴 제품이 2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팔린다.
성능을 포기하고 용량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14만원대에 팔리는 256GB 제품도 있다. 반면 128GB 제품은 11만원대 중반으로 다른 경쟁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존에 설치된 윈도 운영체제를 설치된 상태 그대로 옮길 수 있는 마이그레이션 소프트웨어가 없는 것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