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의 초고화질 UHD 서비스가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수식어와 함께 그 막을 올렸다. UHD는 HD보다 4~16배의 선명한 영상과 음질이 제공 가능한 차세대 방송서비스다. 때문에 한국, 일본,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관련 방송기술과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산업 효과 측면에서 UHD는 방송기술과 콘텐츠 영역에 한정되지 않는다. 인프라, 단말, 네트워크 등이 연계 발전돼야 하는, 타 산업과의 생산유발 효과가 큰 분야다. 일단, 케이블업계는 상용화 개시로 UHD 디스플레이 보급→제작 장비 공급→콘텐츠 제작→압축·전송기술 개발→콘텐츠 딜리버리 등 UHD 방송의 가치사슬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반면, 시장 환경은 열악하다. 제작 환경은 물론이거니와 현재까지 제작된 UHD 콘텐츠도 많지 않으며 UHD TV 보급율도 낮다. 케이블업계가 상용화를 시작했지만 보유 콘텐츠는 30타이틀 100시간 분량에 불과하다. 때문에 하루 4시간 편성에 5번의 재방송을 하고 4시간은 새로운 콘텐츠를 테스트한다. 서비스 이용요금으로 5천원을 책정했지만 연말까지 무료다.그럼에도 케이블의 이 같은 도전은 무모하지 않다. 미래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이날 양휘부 케이블TV협회장이 “영상산업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선도적으로 나서겠다”고 상용화 의미를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수년 전 영화 ‘아바타’는 국내에 3D 열풍을 불러일으켰지만 곧 사그라졌다. 단기적 성과와 결과를 중심하는 국내 콘텐츠 제작 환경에서는 아바타 같은 영화를 만들지 못한다는 회의론도 불거졌다. UHD 역시 이러한 시각에서 접근한다면 전 세계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요원하다.UHD 콘텐츠는 120분짜리 한 편을 만드는 데 50명이상이 7개월을 매달려야 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선보인 30초짜리 UHD CF는 기획‧제작 인력 300명이 투입돼 5개월 동안 만들어낸 결과물이다.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콘텐츠 산업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창의적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콘텐츠 생태계에는 이러한 분야도 있겠지만 UHD와 같이 집적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한 분야도 있다.이는 미래부의 UHD 공동펀드 제안요청서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UHD 10분물 제작에 7억5천만원의 비용에 4개월 소요, 50분물은 11억원 이상 5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적시돼 있다. 시간과 비용 투자가 필요한 분야라는 것이다.한 방송계 관계자는 “3DTV는 선택의 여부가 작용된 분야지만 UHD는 아날로그에서 컬러로 또 SD와 HD로 진화해 온 것처럼 반드시 가야하는 길”이라며 “시장을 리딩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UHD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업계의 과감한 투자도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정부 역시 좀 더 세밀한 지원책 만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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