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게임산업 지원 확대를 강조한 가운데, 게임산업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개혁이 이뤄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일 제3차 문화융성위원회 회의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주문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게임산업은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산업 수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앞으로 콘텐츠산업은 정부 역량을 집중해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며 “콘텐츠는 창의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창의성을 저해하거나 산업발전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원수라고 생각하고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표에 게임업계 역시 환영과 기대의 뜻을 표했다. 지난 8일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이하 게임협회)는 자료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혁파 의지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공식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이 직접 규제개혁에 힘써주는 만큼 기업들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국내 게임산업을 둘러싼 중복 규제와 해외 기업들간의 역차별 문제가 다소 풀릴 것이란 기대감이 업계 내에서 커지는 분위기다.
나아가 모철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 등 관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셧다운제를 포함한 게임산업 규제를 종합평가하고 합리적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만큼 이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민관합동회의를 통한 발전적인 토론과 개선책이 제시될 수 있다는 좋은 기대감도 갖고 있다.
반대로 실질적인 규제개혁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4대 중독법을 추진 중인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업계 평가와 달리 해당 법안을 두고 “규제법이 아닌 기본법”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의원은 최근 4대 중독 물질(마약·도박·알코올)에 게임을 포함하는 게임중독법을 올 6월 국회에서 다시 쟁점화하고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손인춘 의원 또한 지난 2월 열린 게임중독 토론회에서 게임사 매출 1%를 치료 기금으로 강제 징수하는 법안을 끝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규제개혁과 뜻을 같이 할지 아직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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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게임협회 사무국장은 “업계는 이번 대통령의 규제개혁 방안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추진되기를 차분하게 기다리고 있다”며 “현재 국내 게임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중복규제들이 해외 표준에 맞춰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전문가는 “만약 신의진 의원이 4대 중독법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정부와 국회에 대한 신뢰도에 큰 금이 가게 될 것”이라며 “해당 법안이 혹시나 통과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해외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