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2차전 개막…배심원 싸움 후끈

4월29일까지 월-화-금 릴레이 법정공방

일반입력 :2014/04/01 07:22    수정: 2014/04/01 08:11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내 특허침해 2차 손해배상소송에 돌입했다. 세계 IT 업계 판도를 좌우할 세기의 대결이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은 삼성전자와 애플 변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들의 2차 소송 배심원 선정 작업을 시작했다.

외신에 따르면 배심원 후보와 변호인단, 언론 등 200여명이 재판장에 몰려 보조의자까지 부족한 등 매우 뜨겁고 혼잡한 분위기가 재판 첫날부터 연출됐다.

이번 사건의 법정번호는 ‘12-CV-00630-LHK’, 재판장은 1차 소송과 마찬가지로 루시 고 판사가 맡았다.

본소(本訴)의 원고는 애플이며 삼성전자 본사와 미국법인(SEA), 삼성전자 통신부문 미국법인(STA) 등이 피고다. 삼성 측이 애플을 상대로 낸 반소(反訴)도 이번 재판에서 함께 다뤄진다.

■애플 본사 주위에 사는 배심원 후보들

배심원 선정부터 양측의 기싸움이 치열한 양상이다. 배심원 후보들에게 질문을 던져 자기 측에 불리한 선입견을 가졌는지 걸러내는 변호인단의 모습이 매우 집요했다고 외신들은 설명했다.

이 연방법원은 애플의 쿠퍼티노 본사로부터 차로 15분 거리여서 애플과 주민들 간 친교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 변호인단이 1차 소송에서도 문제 삼았던 부분이다.

이에 대해 고 판사는 선입견 없이 법정에서 제시되는 증거만 가지고 공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미국 씨넷은 “고 판사가 배심원 후보들에게 어떤 전화기나 태블릿을 쓰는지 등에 관해서도 서로 얘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고 판사 역시 배심원 후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주로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부분을 알고 있느냐”, “삼성 대 애플 사건을 어떤 매체로 접했느냐”, “삼성과 애플에 대해 토론해본 적이 있는지” 등의 내용이다.

이에 대해 배심원 후보 대부분은 “사건에 대해 방송과 신문 보도를 접했고 소송에 관한 세부 사항은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다.

본인이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하려면 사건에 대한 선입견이 없음을 나타내야하기에 예상된 통상적 대답이다.

법정 공방은 현지시간으로 매주 월, 화,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열리며 4월 29일 끝났다. 이어 배심원단이 4월 30일 평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애플의 2조원 요구 임박, 구글도 참전

애플은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대당 40달러의 로열티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액으로 환산하면 20억달러(약 2조1천380억원)에 달한다.

만약 이 싸움에서 애플이 승리할 경우 이른바 ‘애플세(Apple tax)’가 현실화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애플세란 애플이 주장하는 특허 사용료가 워낙 비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를 지급하게 되면 결국 스마트폰 가격이 높아질 것이라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애플이 주장하는 삼성전자의 특허침해 기술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밀어서 잠금 해제, 자동 완성, 전화번호 부분 화면을 두드려 전화 걸기, 통합 검색, 데이터 동기화 등이다.

안드로이드를 만든 구글의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 삼성전자 지원에 나서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안드로이드 창시자인 앤디 루빈 구글 수석부사장이 증언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번 소송으로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구글까지 겨냥한 애플은 구글 임원들의 재판 출석을 오히려 강력히 요구하는 등 정면승부의 의지를 보였다. 루빈 수석부사장 출석요구도 애플 측에서 나왔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미국 법정에서 누리는 홈그라운드 이점이 구글의 참전으로 상쇄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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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삼성전자는 애플이 디지털 화상과 음성을 기록하고 재생하는 방법과 원격 화상 전송 시스템 등 2개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사의 기술과 소비자 권리를 지키지 위해 법적인 준비를 면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