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이 사용자 본인의 거래 잔고를 확인할 수 있는 '잔고증명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지불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거래소를 운영하다가 사용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마운트곡스 사태의 재발을 막고, 비트코인 사용자들의 거래소 사용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코빗은 지난 21일 사용자들이 자신의 비트코인 잔고를 확인할 수 있는 '비트트러스트' 서비스를 공개해 현재까지 57명 회원의 신청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이들 신청자가 소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예치금 총액은 약 580비트코인(BTC)에 달한다. 코빗 기준 1BTC 거래가격이 59만2천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3억4천336만원에 해당하는 자금이 비트트러스트를 통해 실제 잔고가 맞는지 증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해외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마운트곡스 사태 이후 비트코인 거래소 활용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는 거래소가 실제 비트코인 예치금을 지급할 능력이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코빗에 따르면 기존 은행 등 금융기관은 일부 금액만 실제 거래에 활용하는 '부분 지급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와 달리 비트코인 거래소는 은행과 비슷한 업무를 하면서도 회원들의 예치금을 100% 꺼내 쓸 수 있도록 지불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요구가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 핵심 개발자 중 한 명인 그레고리 맥스웰은 해시 트리를 이용해 비트코인 거래소가 가진 잔고를 증명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코빗은 이 같은 아이디어에 기반해 비트트러스트를 개발했다. 해시 트리 구조는 쉽게 말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돈을 임의의 다른 사람과 더하는 방식으로 모두 합산했을 때 실제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예치금과 같은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를 비트코인에 적용하면 코빗 회원을 임의로 둘 씩 짝지어 이들이 가진 비트코인 잔고를 합산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비트코인 잔고는 임의의 숫자와 문자 등으로 이뤄진 해시값으로 만들어져 보호된다.
두 명의 잔고를 합한 금액은 다시 새로운 해시값으로 보호된다. 이렇게 여러 단계를 거치면 비트코인 거래소가 전체 사용자들로부터 예치한 비트코인 총 예치금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여러 사용자들이 보유한 예치금들을 모두 더한 값이 실제로 코빗이 확보하고 있는 예치금과 같으면 언제든지 자신이 예치한 금액을 뽑아서 쓸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해시값을 만들기 위해서는 비트코인 프로토콜이 사용하는 'SHA-256' 암호화 알고리즘을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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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화 코빗 이사는 예를 들어 A라는 해시 트리 구조의 가장 아랫부분에서부터 위로 조회를 해 나갔을 때 거래 총량에 이상이 없다면 실제 그만큼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코빗은 매월 비트트러스트 신청자를 모집해 해시 트리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