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도 API 사업해 돈벌 수 있다?

하봉문 한국CA 상무 인터뷰

일반입력 :2014/02/04 16:44

모바일 중심으로 IT생태계가 전환되면서 서로 다른 서비스를 쉽게 연결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오픈 API(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기업들도 API에 대한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API는 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함수들의 집합이다. API를 쓰면 모든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 없이 필요한 API를 호출해서 결합하는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요즘에는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IT회사들부터 벤처기업까지 자신들의 서비스 중 일부를 API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영문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API의 개수를 합치면 1만9천11개에 이른다. 또 이런 API를 써서 만든 새로운 서비스가 7천300개나 생겼다. API 활용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말은 즉, API도 이제 돈이 되는 비즈니스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보여주듯 지난해를 기점으로 거물급 IT업체들이 API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CA도 그중 하나다.

CA는 지난해 API 인증 및 관리 업체 레이어세븐을 인수했다. 레이어세븐은 당시 API 인증 및 관리 솔루션 시장점유율 1위 회사였다.

그러나 시장 1위라고 해도 전체 시장 파이가 크지 않다보니, 갈길은 멀다. 기업 내부에서 API 활용 자체가 거의 제로인 국내 시장에선 더욱 그렇다.

한국CA에서 최고기술책임(CTO) 역할을 맡고 있는 하봉문 상무는 “API를 배포하는 업체와 이를 사용하는 소비 업체 모두 API를 전략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는데 양 쪽 모두 아직 API에 대한 비즈니스 전략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포털과 통신사 등 API를 배포하는 업체들을 둘러봤다. API 개발이 전사적 전략 아래 이뤄지기 보다 팀 단위나 심지어 개발자 개인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렇기 때문에 한 회사에서 만든 API도 포맷이 제각각이었다.

그에 따르면 API관리는 해당 API를 어느 서비스가 하루 몇 번이나 호출해 쓰고 있는지를 카운트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실정이다. 무료로 쓸 수 있는 API 호출 건수에 한도가 있어 이를 넘으면 차단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API를 더 쓸만하게 제공하면 유료 사용자가 늘어 회사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서비스로 트래픽을 증가시키는 부가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API를 비즈니스 측면에서 접근할 것을 강조했다. 지도 API만 해도 네이버, 다음, 구글, MS 등이 모두 서비스 하고 있는데 사용하기 좋게 관리해 제공한다면 충성도 높은 사용자들을 확보해 충분히 비즈니스화 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DB에 쌓여있는 수백 테라바이트 데이터를 잘 활용해 API를 만들면 새로운 수익 사업을 벌일 수도 있는데 아직 국내 업체들은 이런 전략적 접근이 부족하다고도 덧붙였다.

로그인 인증은 페이스북에서, 지도 서비스는 구글에서, 달력은 네이버에서 API를 가져다 쓰는 등 여러 개 API 혼합해 사용하게 되면 API관리가 필요해진다. API가 내부 DB와 외부 서비스를 엮는 것인 만큼, 체계적인 관리가 없다면 보안 문제가 대두될 수 있고 향후 수정하고 관리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는 “다양한 API를 가져다 쓸 경우 API가 각각 업그레이드 될 때마다 이를 적용해 줘야 하고 또 사용하려는 API가 표준 프로토콜을 지원하지 않으면 이를 맞춰 줘야 한다. 또 트래픽이 많아 졌을 때 페이스북 API가 가장 중요하다면 이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우선적으로 처리해 줄 필요도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CA는 API공급자이건, API소비자이건 관리할 API가 많아지고 트래픽이 늘어 날수록 내부 개발자들이 처리하는 것보다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게 되는 때를 기다리고 있다. 레이어세븐이 표준 프로토콜 변환 기능이나, API우선 순위 설정 기능을 갖췄고 트래픽 초과시 스케일 아웃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하봉문 상무는 API시장을 ERP에 비교하며 “처음엔 기업들이 생산, 회계, 물류 등을 스스로 처리하다 기업 규모가 커지고 통합해 관리 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에 EPR가 등장한 것처럼 지금은 API시장이 초기라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도 잘 모르고 있는 상태지만 API도 관리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CA는 우선 API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를 알리는데 올해 목표를 맞췄다. API가 활성화되고 API가 회사에 수익을 가져다 주는 도구로 생각될 때 CA의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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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미국 본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API 아카데미를 국내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API전략, API 개발 방법론, API관리 방법 등 3가지 컨텐츠로 구성돼 있다. 또 최근 파트너를 체결한 스마트구루와 협력해 2월 중으로 국내 온라인 데모 사이트도 만들 예정이다.

하 상무는 시장이 무르익어야 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중 장기적으로 봤을 때 API관리에 대한 수요가 흐름만 타면 레이어세븐이 시장1위기 때문에 계속 마켓을 이끌어 갈 것이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