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태블릿 1위 작전 제동…달아난 애플

수요 포화에 성장 주춤…아이패드만 흥행

일반입력 :2014/02/03 09:00    수정: 2014/02/04 10:45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의 애플 태블릿 추격에 제동이 걸렸다. 1위 애플과의 세계 점유율 격차가 지난해 4분기 15%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중심의 삼성전자 IM(IT/모바일) 사업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해 태블릿 1위를 차지하겠다고 지난해 선언했기에 부담이 더 크다.

■애플 33%, 삼성 18%...격차 커졌다

최근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은 33.8%, 삼성전자는 18.8% 점유율을 기록했다. 판매량도 애플이 2천600만대로 삼성전자 1천450만대를 크게 따돌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많이 팔았지만 삼성전자에게 충격적인 결과다. 꽤 따라잡은 듯 했던 애플이 확 달아났다.

IDC가 조사한 지난해 3분기 태블릿 점유율은 애플 29.6%, 삼성전자 20.4%로 격차가 9.2%포인트였다. 지난 2012년부터 분기가 지날수록 애플의 점유율이 삼성전자에 크게 넘어오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2014년 태블릿 점유율 1위' 목표를 공식 발표했으나 지난해 4분기 힘이 빠진 것이다.

이 기간 점유율 18.8%는 전 분기 대비 1.6%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태블릿 시장 진입 후 첫 하락 그래프를 그렸다.

게다가 4분기는 전통적인 IT 제품 성수기다. 전 분기 대비 줄어든 삼성전자 점유율과 애플의 상승세 모두 눈에 더 들어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태블릿 사업이 승승장구로 보였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관련 부서 분위기가 냉랭해졌다”며 “자체적인 판매 전망치를 실제 성적이 따라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태블릿 살 사람 다 샀다?

지난해 말 ‘아이패드 에어’를 내세운 애플의 공격에 삼성전자는 ‘갤럭시탭3’로 대응했다. 수치가 말해준 결과는 ‘아이패드 에어’의 완승. 태블릿 브랜드 최강 애플의 신작이기에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다.

삼성전자에게 더 큰 문제는 태블릿 시장의 위축이다. ‘살 사람 다 샀다’는 우려가 고급형 시장에서는 커졌다.

IDC 조사에서 지난해 전체 태블릿 출하량은 2억1천710만대로 전년(1억4천420만대) 대비 50.6% 늘었지만, 대부분 신흥시장에 새로 진입한 제품들이 이끈 성적이다. 수익이 크게 나오는 고급형 시장은 이미 포화됐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해 4분기만 봐도 태블릿 출하량이 7천69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2% 성장에 그쳤다. 2011년 4분기에서 2012년 4분기로 올 때에는 성장 포인트가 87.1%에 달했다.

톰 마이넬리 IDC 리서치디렉터는 “신흥 시장에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도 미국 수요가 높은 수준의 포화 상태임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올해는 태블릿 판매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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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게는 고급형 시장에서 애플을 견제하면서 보급형 수요를 공략할 태블릿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현준 삼성전자 IM사업부 전무는 지난달 컨퍼런스 콜에서 “갤럭시탭을 중심으로 다양한 가격대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고급형 시장에서는 고해상도와 대형 디스플레이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