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OS 끌어안은 레드햇의 노림수

일반입력 :2014/02/02 13:39

레드햇이 자사 간판 제품인 레드햇엔터프라이즈리눅스(RHEL) 쌍둥이를 자처해오던 커뮤니티기반 무료 운영체제 ‘센트OS’를 끌어 안았다.

‘친구는 가까이 두고 적은 더 가까이 두라’는 옛말 따라 센트OS를 품고 커뮤니티-소비자-레드햇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오픈소스 생태계를 만들겠다는게 레드햇의 입장이다.

센트OS는 기업 사용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무료 리눅스 배포판이다. RHEL와 거의 동일한 안정성을 갖췄으면서도 레드햇에 기술지원비 형태의 서브스크립션을 지불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그간 레드햇에게 센트OS는 RHEL 비즈니스를 좀먹는 존재로 여겨질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레드햇이 센트OS를 흡수해 ‘공짜RHEL’ 역할을 못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레드햇은 센트OS를 지원하면서 커뮤니티기반 OS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레드햇이 센트OS를 흡수한 이유에 대해 한국레드햇 최원영 부장은 둘 사이에 긴밀한 협력관계가 형성 됨으로써 사용자와 센트OS 커뮤니티는 물론 레드햇까지 모두에게 득이 되는 윈-윈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레드햇이 센트OS를 품으면서 레드햇 커뮤니티 기반 오픈소스 클라우드 프로젝트들과 센트OS 사이 호환성이 높아졌다. 레드햇 오픈스택 커뮤니티판인 ‘RDO’뿐만 아니라, 가상화 제품인 RHEV의 커뮤니티판 ‘오버트’, 서비스형 플랫폼(PaSS)인 오픈시프트의 커뮤니티판 ‘오리진’도 센트OS를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센트OS 커뮤니티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픈시프트용 센트OS, 오버트용 센트OS 처럼 센트OS자체에 오픈시프트와 오버트를 탑재한 배포판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최원영 부장은 “센트OS패키지는 클라우드 기반 OS로 사용자들이 OS를 설치하기만 하면 손쉽게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센트OS가 10년동안 업데이트를 지원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OS변화까지 신경 쓰지 않고 클라우드 환경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고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도 가능해 졌다.

레드햇이 지원하는 오픈소스 운영체제 페도라는 6개월 마다 배포판이 새롭게 릴리즈되고 보안 패치 제공 등 업데이트는 1년까지만 지원된다. 페도라는 원래 데스크톱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으로 가장 최신의 기술을 도입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적어도 1년마다 최신 운영체제로 다시 설치해야 하는 페도라에서는 안정적인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이 어렵다는 문제가 계속 지적돼 왔다.

센트OS 커뮤니티는 레드햇으로부터 커뮤니티를 유지하고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공식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예컨대 RHEL를 패키지 할 때 노하우 등을 센트OS에 전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회사는 정책적으로 프로젝트의 차기 버전 개발 계획에 자원과 전문성을 투입해 사용자와 참여자들에게도 발전적인 참여 기회를 넓혀 주겠다는 입장이다.

레드햇이 센트OS를 적극 지원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오픈소스를 쉽게 접하고 널리 쓸 수 있는 형태로 만들면 궁극적으로 엔터프라이즈에서 안정적인 운영이나 기술 지원에 대한 수요가 생겼을 때 쉽게 레드햇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숨어 있다.

센트OS는 RHEL와 코멘드나 설정 파일 등이 거의 동일한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개발환경에서 센트OS를 사용하던 고객들이 실제 운영환경으로 전환 할 때 쉽게 RHEL로 마이그레이션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센트OS는 RHEL로 기업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아주 공격적인 미끼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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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OS를 계속 커뮤니티 기반으로 남겨두겠다는 레드햇 측 발표도 이런 맥락이다.

최원영 부장은 “페도라는 가장 최신판이기 때문에 RHEL와 코드가 많이 달라 페도라에서 운영하던 것을 RHEL로 바꾸려면 상당히 손이 많이 가는데 RHEL의 클론이라고 불리는 센트OS는 이런 점에서 레드햇에 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