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섭다. 벌써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닥친 듯하다. 황창규 KT 최고경영자(CEO) 내정자가 업무파악에 들어간 지 사흘째, 여기저기서 황 내정자의 발언이 흘러나온다.
19일 KT 한 관계자에 따르면, 황 내정자는 이날 임원들에게 “외부 인사청탁 근절하자”, “방만 경영 끝내겠다” 등의 발언을 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암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KT 임원 역시 황 내정자가 부문장 이상의 임원들에게 “영업이익률이 너무 낮다”, “KT에는 스펙 좋은 직원보다 소통하는 직원이 필요하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귀띔했다.
KT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황 내정자가 시행할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이석채 전 회장 시절 내려온 낙하산 인사 정리 문제가 어떻게 될 지 주목된다.
물러난 이석채 전 회장마저 퇴임 직전 임원 20% 감축, 고문 및 자문위원 제도 폐지 등을 언급했었다.
KT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내년 초 황 내정자 취임 직후 강도 높은 임원 물갈이가 예상된다”며 “최근 KT 임원들은 서로 만나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얘기밖에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고위 관계자 역시 “효율적인 조직 관리만 놓고 본다면 지금의 3분의 1 수준으로 조직규모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가장 위험한 직급이 상무~상무보라는 얘기까지도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임원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이 빨라지지 않겠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임원 구조조정 후에는 비대해진 조직을 개편, 계열 분리 작업을 추진한 후 각각의 자회사 단에서 인력의 효율성을 높이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있다.
반대로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거센 저항에 부딪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노조가 황 내정자의 삼성전자식 무노조 경영에 대한 걱정을 내놓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 내정자가 얼마나 투명하고 명확한 원칙을 가지고 합리적인 조직개편을 추진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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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한 임원은 “아직까지 구조조정을 이야기를 할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노동조합 등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황 내정자 스스로도 구성원 모두가 인정할 수 있을 만한 신상필벌을 단행하기 위해 고심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창규 내정자는 내년 1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