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간 지배구조 단순화 속도내

금융은 금융끼리 건설은 건설끼리 지분 몰아줘

일반입력 :2013/12/13 21:41

송주영 기자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에 속도를 낸다. 삼성생명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삼성카드 지분을 사들였고,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을 사들였다.

13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의 삼성카드 지분 전량을 시간외 매매방식으로 매수했다. 매수대금 규모는 총 2천641억원에 달한다. 삼성생명은 계열사로부터의 주식 취득을 통해 삼성카드 지분율을 28.02%에서 34.41%로 높였다.

삼성물산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전량 매수한다. 매수규모는 1천131억원이다. 삼성물산은 삼성SDI의 지분 인수를 통해 삼성엔지니어링 지분률이 2.3%에서 7.81%로 높아진다. 동시에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삼성생명의 지분 인수로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 삼성그룹 내 비금융 계열사는 삼성카드 지분을 털어냈다.

삼성카드의 1대 주주는 삼성전자, 2대 주주는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의 지분 인수로 주주의 지분 보유율 순위에는 영향이 없다.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지분 구조가 크게 강화됐다.

대규모의 지분 인수이기는 하지만 삼성생명, 삼성물산의 지분 매각이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에 변화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 삼성생명,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다만 이번 삼성 계열사의 지분 인수는 업종별 계열사 지분 정리에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금융계열사끼리, 건설계열사끼리 지분율을 높인 형태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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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올해 사업구조 재편을 시도했다며 지분정리도 후계구도를 염두에 둔 사업구조 조정의 일환이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삼성그룹은 올해 계열사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냈다.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에서 패션부문을 받아오는 대신 급식, 식자재, 건물관리 분야 등을 분할하거나 매각했다. 삼성SDS는 삼성SNS를 합병하는 등 크고 작은 인수건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