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올해 계열사별 부사장급 이하 인사를 오는 5일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사상 최대 승진규모가 예상되는 가운데 실적부진에 빠진 금융 계열은 불안한 표정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이레 앞서 2일 사장단 인사에서 ‘신상필벌’ 원칙을 재확인했고, 부사장급 인사 기류도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오는 5일께 각 계열사별 임원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기존 원칙은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갤럭시 주역들 승진파티 예고
삼성전자의 승진 파티는 기정사실이다. 지난 3분기에 사상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기는 등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해 사장 승진자 8명 가운데 삼성전자 부사장이 무려 5명으로 절대 비중인 것이 어색하지 않다.
신종균 IM(IT/모바일) 사장과 윤부근 CE(생활가전) 사장이 짧은 사장 연차로 인해 부회장 승진을 다음으로 기약했지만 휘하 임원들은 큰 당근을 기대할 상황이다. 일부 임원이 승진과 함께 다른 계열사로 이동하는 시나리오에도 관심이 모였다.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DNA를 타 계열사에 전파하려고 고심 중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안에서는 ‘갤럭시’를 중심으로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IM 사업부가 승진자를 대거 배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부분 연구개발과 마케팅 인력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금융에 찬바람, 문책 가능성도...
금융 계열사들에는 비교적 보수적인, 혹은 문책성 인사가 내려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승진이 아니라 사내 생존을 논하는 분위기다.
역시 사장단 인사에서 이건희 회장의 뜻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이 삼성사회공헌위원회로 이동, 사실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 대표적이다.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이 삼성물산 사장(건설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원기찬 삼성전자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카드 대표를 맡게 됐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카드에서 대대적인 인사 개편이 일어날 가능성을 제기한다. 원기찬 사장의 경우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 출신으로 세밀한 인사에 정평이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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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은 올 들어 종종 “금융계열사 중에는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이 왜 탄생하지 않느냐”고 질책해왔고 당사자들의 긴장감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한편, 지난해 삼성그룹의 임원인사 규모는 총 485명이었다. 전년 501명 대비 소폭 줄었지만 신규 임원 승진자가 226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