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NA' 계열 전파 임무 누가 맡나

일반입력 :2013/12/02 17:10

송주영 기자

올해 삼성그룹 인사에서 삼성전자의 승진 사장자들이 계열사로 대폭 이동했다. 승진, 이동 인사 중 삼성전자 출신도 다수를 차지했다.

삼성그룹의 ‘성공DNA’를 삼성전자 계열사로 옮겨 심는다던 인사 방식이 그대로 반영됐다. 2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자 출신은 이동, 보직변경 16명 중 12명이다.

이중 올해 새롭게 계열사로 이동한 사장은 총 4명이다. 삼성전자에서 LED사업부장을 담당하던 조남성 사장이 제일모직 대표로, 경영지원실 인사팀장이던 원기찬 사장이 삼성카드로, 경영지원실 재경팀장 이선종 사장이 삼성벤처투자로 이동했다.

■승진, 이동인사 16명중 12명이 삼성전자 출신

전동수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올해 인사를 통해 삼성SDS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이미 계열사로 자리를 옮겼던 사장들도 올해 인사에서 자리를 옮기거나 중책을 맡게 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최치훈, 윤주화, 박동건 사장 등이다. 삼성전자 출신의 최치훈 사장은 삼성SDI, 삼성카드를 거쳐 올해 인사에서는 삼성물산 대표이사 겸 건설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역시 삼성전자 출신으로 지난해 인사에서 제일모직으로 이동한 윤주화 패션사업총괄 사장은 올해 인사에서는 패션사업부를 합병한 삼성에버랜드로 이동했다.

삼성에버랜드는 패션사업, 리조트·건설부문 대표 2명이 모두 삼성전자 출신이다.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리조트·건설부문장을 겸임하는 김봉영 대표는 지난 2010년까지 삼성전자 경영진단팀 팀장으로 재직했다.

삼성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겼던 박동건 부사장은 올해 인사에서 사장 승진해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조남성 사장 등 제일모직으로 이동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출신 사장단을 통해 ‘성공DNA’를 그룹 계열사로 확산 이동할 계획이다. 조남성, 원기찬, 이선종 사장 등이 삼성전자에서 계열사로 이동했다.

조남성 사장은 삼성전자, 삼성LED 등에서 반도체, LCD, LED 등 부품분야를 폭넓게 경험했다.

삼성전자 일본 본사에서 반도체·LCD 사업부장 역할을 담당했다. LED 분야에서는 지난 2011년 합병 이전 삼성LED 대표이사로 취임, 합병 이후에는 삼성전자에서 LED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조 신임 사장은 부품사업에서 폭넓은 안목을 바탕으로 최근 부품소재 선두기업으로의 도약 의지를 밝힌 제일모직을 이끌어나가게 된다.

원기찬 삼성카드 신임 대표, 이선종 삼성벤처투자 신임 대표 등은 삼성금융에 삼성전자 출신으로 사장 승진해 이동했다.

원기찬 삼성카드 신임 대표는 삼성전자 북미총괄 인사팀장, 디지털미디어총괄 인사팀장 등을 거쳐 지난 2010년부터는 삼성전자 인사팀장을 맡았다. 삼성그룹은 원 사장이 삼성전자에서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글로벌 핵심인력 확보, 조직문화 혁신을 선도했다고 평가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원 사장은 삼성전자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삼성카드에 접목시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상승세를 탄 삼성카드의 입지를 확산하는 역할을 맡았다.

삼성전자에서 삼성벤처투자로 자리를 옮긴 이선종 사장은 회계, 자금, 세무 등의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춘 재무관리 전문가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의 재무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글로벌 유망 벤처기업을 지속 발굴하고 해외투자를 확대해 우량 벤처 투자회사로의 성장기반을 구축하게 된다.

■삼성SDS, 전통 삼성맨의 귀환

이동인사를 통해서 삼성계열사로 옮긴 사장도 눈에 띈다. 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이 이번 인사에서 삼성SDS로 이동했다. 삼성SDS는 최근 사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했다. 최근 삼성SNS를 합병하고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등 사업 변화기에 있다. 전 사장의 리더십은 정평이 나 있다.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대범한 인물이라는 평가다. 업무에 대한 열정으로 과거에 실험실에 야전침대를 두고 밤낮없이 일에만 매달렸던 일화는 유명하다. 삼성그룹에서 임원이 될 당시에는 최연소 임원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삼성SDS는 매출은 7조원밖에 되지 않지만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기도 하다. 삼성SDS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분율은 11.3%로 오너 일가의 지분 비중이 높은 편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삼성맨인 전동수 사장이 삼성SDS로 옮긴 이후 상장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삼성SDS를 이끌어왔던 고순동 사장은 한국IBM 등을 거쳐 삼성SDS로 입사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전동수 사장을 삼성SDS 대표이사로 내정해 삼성전자의 혁신 DNA를 과감히 접목해 글로벌 토털 IT서비스 기업으로의 성장을 가속화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출신 사장들 계열사 이동

삼성전자 출신으로 삼성SDI를 거쳐 삼성카드로 자리를 옮겼던 최치훈 사장은 올해 인사를 통해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긴다. 최치훈 사장은 지난 2009년 4위에 머물던 삼성카드를 카드업계 수위로 올린 인물이다.

최치훈 사장은 GE에너지 아태지역 사장 출신으로 삼성전자 프린팅사업부장 등을 거쳐 지난 2011년부터 삼성카드 대표이사를 담당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최치훈 사장은 삼성물산 대표이사 겸 건설부문장으로 내정해 B2B 분야에서의 다양한 사업경험과 글로벌 역량을 적극 활용해 국내시장 중심에서 벗어나 해외사업 확대를 강력히 추진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윤주화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총괄 대표이사 사장 역시 삼성전자 출신이다. 윤주화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수행하다가 지난해 인사에서 제일모직으로 이동했다. 윤주화 사장 제일모직 이동 후 제일모직 패션부문은 다양한 혁신활동을 수행했다. 제일모직 패션부문이 삼성에버랜드로 양도됨에 따라 함께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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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관계자는 “윤주화 사장은 패션사업의 에버랜드 통합 이관에 따라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겸 패션부문장을 맡아 패션사업의 조기 안정화를 이끌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사장단에서 승진 인사를 단 2명만 냈다.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등이다. 올해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실적이 부진해 삼성식 ‘신상필벌’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