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내 비IT 부서들이 자체적인 예산을 배정해 IT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사례가 늘었다. IT업무가 IT 담당 부서만의 전유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같은 상황은 기업내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의 역할에도 변화를 요구한다.
CIO들의 존재감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에도 비IT부서들이 진행하는 IT프로젝트가 CIO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글이 실렸다.
비IT부서들의 IT프로젝트가 CIO들에게 나쁜 소식만은 아니라는 내용이다. 이유? 각 부서들이 IT를 통해 새로운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알아갈 수록 IT부서와 협력할 수 있는 부분들 역시 일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기존 IT 담당 임원들은 타 부서에서 기술관련 프로젝트에 쓰이는 자금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마케팅, HR, 운영 담당 부서들이 기술담당부서를 거치지 않고 자신들만의 내부 프로젝트팀을 결성, 업무를 수행하는 일이 늘고 있다.시장조사업체 CEB에 따르면 IT분야 지출이 전체 290억 파운드((약50조4천98억원)에 달하는 165개 조직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CIO가 예상했던 것과 달리 비IT부서에서 사용되는 IT관련 예산인 일명 '그림자 비용(shadow spending)'은 기업 전체 IT예산 중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공식적인 IT예산에 잡히지 않는 그림자 비용이 증가하는 이유는 비IT 부서 비즈니스 담당 매니저들이 자체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별도 IT 담당 부서를 거치지 않고 개별적으로 테스트를 수행하고, 본격적으로 IT기술을 도입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아이디어를 시도해보기 위한 것이다.
앤드류 혼 CEB 이사에 따르면 과거 CIO나 IT담당 부서에게 그림자 비용은 위협요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건강한 혁신의 신호로 볼 수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IT로 인해 부서간 협력 공간이 커진다는 것이다. IT분야에 대한 타부서의 관심과 주목도가 높아질수록 IT담당 부서에게도 시너지가 난다는 설명이다.
기업 내 마케팅, HR, 운영, 금융 담당 부서에는 대부분 IT 관련 자체 예산이 배정된다. 예를 들어 전체 HR 예산 중 6%~9%는 클라우드 기반 HR 시스템이나 인재 분석용 패키지를 구매하는데 쓰인다. 기존 임직원 및 새로운 직원을 채용할 때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IT가 활용되는 것이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IT담당 부서에게 중요한 질문은 비IT부서가 IT분야에 얼마나 예산을 투입하는가에 달렸다고 혼 이사는 말했다.
혼 이사에 따르면 현재 IT는 문화적 변화를 겪는 중이다. CIO는 타부서와 더 긴밀히 협력하기 위해 IT담당 부서 직원들을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 SaaS 시대, CFO-CIO 겸직도 가능한 이유2013.12.02
- 2014년 CIO의 도전과제를 말하다2013.12.02
- 클라우드 뜨니 CFO 목소리 커진다2013.12.02
- 비씨카드 CIO가 말하는 빅데이터 구축2013.12.02
CEB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업체들의 연간 IT예산은 운영비용 증가로 인해 앞으로 3%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CEB는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관계관리(CRM) 애플리케이션 및 문서공유용 툴을 주요 항목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또 다른 움직임으로는 아이패드 등 스마트 기기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한 시도들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