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가 1년 만에 다시 김기남 사장에서 박동건 사장으로 교체됐다. 지난해 LCD, OLED 사업을 통합해 출범, 연착륙에 성공한 뒤 내부 전문가 승진으로 기술한계와 시장침체라는 위기를 다시 뚫는다.
2일 단행된 2014년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장은 사장으로 승진,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전임 대표이사였던 김기남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에 선임되면서 반도체 분야로 돌아가게 됐다.
김기남 사장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를 맡은지 1년 만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사는 다소 예상외라는 평가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 내부 직원은 내부 승진을 통해 대표이사가 선임됐다는 점에서 일단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박동건 사장은 1983년 삼성반도체에 입사한 이후 반도체 공정개발과 메모리·LCD 제조센터장 등을 두루 경험한 정통 엔지니어 출신 실전형 최고경영자(CEO)다. 직원들에게는 격식이나 절차보다는 내용과 질을 중시하는 ‘현장중심형 리더’로 통한다.
박 신임 대표는 지난해 삼성전자 LCD사업부가 삼성디스플레이로 독립하는 과정에서 2개월 간 대표를 맡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통합 출범 이후에는 LCD사업부장으로 근무해왔다.
박 신임 대표의 승진은 깜짝인사이기도 하다. 박 신임 대표가 이끌었던 삼성디스플레이 LCD 사업부는 시장침체 등 영향으로 비교적 주춤했다. 결과로는 신상필벌의 원칙보다는 전반적인 업황 등이 감안된 인사로 보인다.
전임 김기남 사장이 대표이사 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부장을 겸직했던 만큼 이번 인사로 OLED 사업부장과 LCD 사업부장 두 자리가 모두 공석이 됐다.
이전처럼 대표이사가 OLED 혹은 LCD 사업부장을 겸임하는 형태가 될 지 각기 두 명의 사업부장을 새로 선임할지 여부는 이번주 후반 후속 임원인사에서 결정된다.
다만 박동건 사장이 다년간 LCD제조센터장으로 근무했고 LCD사업부장을 역임한 전문가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때문에 이번 임원인사에서 OLED 분야 전문가를 OLED 사업부장에 앉히며 이를 보완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박동건 사장은 전자공학을 전공한 정통 엔지니어 출신으로 풍부한 기술적 지식과 다년간의 현장경험을 통해 완성된 실전형 CEO”라면서 “올해 LCD 업황이 좋지 않았고 내년 시황 역시 불투명한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로 내부 전문가가 선임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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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7월 삼성전자 LCD사업부가 분사해 출범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에스엘시디(S-LCD)가 통합해 탄생한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이다. 통합 출범 이후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과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07년 세계 최초로 OLED 양산에 성공한 뒤 모바일 OLED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했다.
다만 또다른 주력 분야인 대형 LCD 사업에서 TV 시장 침체와 자국 시장과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패널사들의 공세를 이겨내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불투명한 시장환경 속에서 대규모 투자 결정도 현명하게 처리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