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中 공장 기술유출 걱정無"

일반입력 :2013/10/25 12:45

정현정 기자

<쑤저우(중국)=정현정 기자>“반도체나 디스플레이는 어마어마한 장치산업이다. 일부 개인이나 몇 사람이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세분화돼 있다. 단편적인 장비 기술 보다는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한 콘셉트나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 더 중요하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25일 중국 장수성 쑤저우시 쑤저우공업원구에서 열린 ‘삼성쑤저우LCD’ 준공식에서 일각의 기술유출 우려에 대해 이같이 일축했다.

삼성쑤저우LC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으로 중국 현지에 설립하는 8세대(2200×2500㎜) 액정표시장치(LCD) 생산공장(FAB)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02년 쑤저우공업원구에 설립한 LCD모듈공장에 이어 LCD생산공장까지 가동하면서 완벽한 현지 생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으로의 기술유출로 국내의 앞선 기술들을 도입한 중국 기업들의 기술 추격이 가속화되지 않겠냐는 우려도 상존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기남 사장은 “디스플레이 산업이 발전하면서 장비나 특정 모듈을 만드는 세분화된 부분의 가치는 줄어들고 공장 운영 전체 시스템에 대한 콘셉트나 소프트웨어 등 상위 부분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면서 “이는 모든 부분이 고려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일부 개인들이 도저히 액세스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의 우려스러운 시각은 이해가 되지만 기업은 스스로 살기 위해 철저하게 (기술유출을) 방지하는 것이 기본”이라면서 “이에 대한 준비도 충분히 되어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중국의 BOE, 한국의 LG디스플레이 등이 잇따라 중국 내 8세대 LCD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공급과잉을 부채질 할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도 과도한 우려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삼성쑤저우LCD는 울트라HD(UHD) 및 풀HD 해상도의 48인치, 55인치를 주력으로 생산하며 현재 생산능력(CAPA)는 월 1만7천장 정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내년 4~5월까지 이를 월 5만5천장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8세대 CAPA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다.

김 사장은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4% 정도 성장을 했는데 내년 수요는 올해보다 증가해서 7%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면서 “여러 기업들이 공장을 증설하면서 8세대 중심으로 캐파가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요를 고려하면 수급의 균형이 이뤄지고 가격 하락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되며 공급과잉으로 시장이 경직될 지 여부도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에 준공되는 공장이 세계 최대 TV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데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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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현지에 팹을 가지고 있으면 첫 번째로 중국 시장과 중국 고객사,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이나 필요한 부분들을 잘 볼 수 있고 중국 내 공급망을 잘 관리하면서 경쟁력을 벤치마킹 할 수도 있다”면서 “또 한국에서 생산해서 들여올 때마다 세제 부분의 이득이 있는 것도 거부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별화된 경쟁력, 최고 수준의 제조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일하게 성장하는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고객사와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을 경쟁력 있게 공급할 기회를 살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