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현 동양 회장 “경영권 의미 없다”

일반입력 :2013/10/04 08:54    수정: 2013/10/04 09:00

송주영 기자

“이미 오래 전부터 저에게 있어서 경영권 유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으며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는 것 이외에는 어떤 생각도 없습니다.”

지난 3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언론사에 직접 이메일을 보내 그동안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법정관리에 나선 배경과 함께 경영권에 미련을 두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 회장은 이메일에서 “회장으로써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죄송하고 비통한 마음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다각적으로 많은 노력을 다 했지만 결국 해결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고 부족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 회장은 동양그룹 직원들에 대해서는 “내부 직원들에 대한 동양임직원들을 움직인 모든 의사결정은 저의 판단과 지시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동양증권의 직원들 역시 회사가 내놓은 금융상품을 최선을 다해 파는 소임을 다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현 회장은 치열했던 동양그룹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 과정 논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금융당국과 밤을 새워 논의헀던 과정, 주거래은행 등과의 협상 등을 강조했다.

오리온그룹에 대한 자금 지원요청과 실패 과정도 간접 설명했다. 현 회장은 “시장의 분위기는 오래전 기울어진 상태였고 너무도 저평가된 각사의 주식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담보로 친지와 협력사들에게까지 신용보강을 도와주길 부탁해보았지만 그 모든 협상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적었다.

동양매직 등의 매각 실패에 대한 참담한 심경도 담겼다. 현 회장은 “장기화된 자산매각은 시장분위기의 악화와 실패론으로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며 “저희 가족 역시 마지막 남은 생활비통장까지 꺼내어 CP를 사 모았지만 결국 오늘의 사태에 이르고야 말았다”고 설명했다.

현 회장은 “법원에 모든 결정을 맡길 수 밖에 없다”며 “저희 가족의 모든 경영권 포기가 자동으로 수반됐다”고 설명했다.

현 회장의 이메일에는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 등 비교적 견실한 재무구조를 가진 동양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 배경도 담겼다.

동양네트웍스는 계열사간 지급이 장기간 미뤄지면서 역시 부도와 직면하게 됐고 동양생명, 동양증권 등의 전산망 마비에 대한 우려가 법정관리 신청을 하게 된 배경이 됐다. 수백여 조달업체들의 연쇄부도등 엄청난 사태를 법원을 통해 일시 보호하는 조치를 취하며 동시 법원 측의 빠르고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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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회장은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는 전일 저녁6시가넘어 현금5억을 빌려서 부도를 막을 만큼 긴박한 상황에서 결정됐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형태의 투자자들과 회사의 임직원 수백여 군데의 중소 협력사들의 연쇄부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후의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현 회장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투자자들에게 해결의 의지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CP 전체 차환의 규모는 분명 저희 일부 우량자산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규모”라며 “이와 관련된 모든 일에 제 역할이 없다고 판단되는 시기에 저의 책임을 물어주시길 바라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