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특허 협상에 대해 “글로벌 스탠다드(국제 표준)에 맞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가 중국 등 경쟁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상호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한 사장은 1일 디스플레이의 날 기념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크로스라이센싱(특허 상호 교차 사용) 추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유·불리를 따지지는 않겠지만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이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지난달 25일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 직후에는 “열심히 잘 해보겠다”고 답했었다.
두 사람은 함께 만난 자리에서 악수를 나누며 “소주나 한잔 합시다”라고 말해 서로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음을 짐작케 했다.
두 업체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특허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협상을 시작했고, 지난달 23일에는 각각 상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관련한 소송 및 특허 무효 심판 등을 모두 취하해 특허 협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한편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협회장 김기남)가 주최한 ‘제4회 디스플레이의 날’ 기념식에서 업계는 지금까지의 결실을 자축하며 향후 더욱 치열해질 경쟁에 대비해 상생협력을 다짐했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김재홍 산업부 1차관을 비롯,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및 주요 장비, 소재 업체 대표 등 정부와 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한 디스플레이 산업 유공자 35명에 대한 정부의 시상도 이뤄졌다. 산업 포장은 곽진오 삼성디스플레이 전무가, 대통령표창은 김상묵 미래나노텍 부사장이, 국무총리표창은 최영석 LG디스플레이 상무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식전 행사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다짐하는 ‘디스플레이 상생협력위원회’가 열렸다. 디스플레이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협력기업들은 대체로 거래조건 개선, 국산장비 구매율 등에 대해서는 양호한 평가를 내린 반면, 대기업의 유휴특허 유, 무상 이전 성과가 전무하며, 중소기업 개발 장비에 대한 성능평가 지원 또한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홍 차관은 축사를 통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2002년 이후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 디스플레이 산업의 성과를 격려하고,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기반으로 날로 격화되고 있는 (중국 등) 경쟁국들의 추격공세를 뿌리쳐 '세계 1위 디스플레이 코리아'의 역사를 이어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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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정부는 신소재 및 핵심장비 개발, 건전한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 등 우리 디스플레이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도 중국 업체들의 상승세 속에 국내 LCD 신규 투자가 실종되다 시피하며 고사 직전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며, 지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정부가 업계에 지원했던 선도기술(G7) 지원책과 같은 특단의 지원책이 없이는 중흥의 발판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차세대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