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中 8세대 LCD 라인 조정할까

일반입력 :2013/09/26 14:02    수정: 2013/09/26 16:59

이재운 기자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의 중국 내 8세대(8.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라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급 과잉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가동 시기와 생산능력(캐파)의 조정 가능성도 점쳐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각각 중국 광저우와 쑤저우에 건설 중인 8세대 팹(Fab) 투자 상황에 대한 변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계획대로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말인 12월에서 내년 초 사이에, LG디스플레이는 내년 하반기부터 8세대 팹을 가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장에서 꾸준하게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면서 생산능력을 축소하는 대신 가동 시기를 앞당긴다는 설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중국 현지 생산기지 건설을 서두르는 이유는 관세 인상 우려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수입산 LCD패널에 부과하는 관세를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공급 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생산 라인을 건설하기로 한 것.

또 중국 정부가 지난 5월 지급을 종료했던 절전형 제품인 LCD TV를 구매하는 자국민들에게 지급하는 보조금 ‘혜민공정(惠民工程)’을 다시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투자를 결정하게 만들었다.각 업체는 투자 계획 및 일정 변경에 대해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바뀐 것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양 사 관계자는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기존 투자 계획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두 업체 모두 계획대로 다소 앞서 가동을 시작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빠르면 오는 11월말부터 가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생산능력을 다소 줄이는 대신 가동 일정을 한 달 가량 앞당기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동안 장비 발주 소식이 없는 등 진행 상황이 더뎌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장비업체들도 공시 의무는 없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LIG에이디피, 주성엔지니어링, 아바코 등 주요 장비 업체들에 수백억대의 장비 발주를 내는 등 순조로운 진행 상황을 보이고 있어 예상보다 빨리 가동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가동 시기에 대해 “계획대로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된다”고 밝히고 있으며, 생산능력 규모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 변화를 주시하며 유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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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가동 일정 조정은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기본으로 론칭하는 기본 캐파 자체를 줄일 수는 없지만, 가동률을 조금씩 높여나가는 형태로 대응하고 후속 투자 속도 조절로 시장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의 조사 결과 8세대 라인에서 생산되는 42인치 LCD 패널 출하량 증가세가 지난 2011년 2천300만장에서 올해 2천920만장으로 26.9%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혜민공정이 이르면 올해말부터 부활할 것으로 보여 중국 내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 두 업체가 점차 가동률을 늘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