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8세대 中 라인...공급 과잉 우려도

일반입력 :2013/01/08 16:07    수정: 2013/01/08 16:16

정현정 기자

올해 디스플레이 업황이 제조사들의 공급량 조절에 힘입어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다시 패널 가격 하락의 주범인 공급과잉 상황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대두되고 있다.

위기감의 근원은 한국과 중국의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들이 내년 말부터 잇따라 중국 내 8세대 공장을 신규 가동하는데 따른 생산능력(CAPA)의 증가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의 중국 내 8세대 공장이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면 글로벌 패널 CAPA가 최대 1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신규 수요가 공급량을 받쳐주지 못할 경우 올해 초까지 제조사들을 적자에 몰아넣었던 공급과잉과 가격하락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나란히 착공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의 중국 내 8세대(2200x2500㎜) 공장이 내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8세대 공장은 55인치 TV용 LCD를 6장 생산할 수 있는 크기의 기판을 다룬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쑤저우에 건설 중인 8세대 공장은 이르면 내년 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생산규모(CAPA)는 유리 원장 투입기준으로 월 5만장 수준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에 건설 중인 8세대 공장도 내후년 하반기면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규모는 8세대 패널 기준으로 월 6~7만장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공장 신증설이 완료되는 2014년에는 전세계 8세대 LCD 공급량이 최대 1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잇따른 증설 투자로 패널 공급물량이 다시 늘어나면서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과 LG는 지난 2010년부터 글로벌 재정위기와 이에 따른 TV 수요침체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LCD 패널 공급 과잉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제조사들의 대규모 적자를 초래하는 악순환을 낳았다.

중국 공장 신증설 계획 역시 이 같은 업황 변화로 착공이 2년 가까이 미뤄지고 생산규모도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초 쑤저우에 30억달러를 투자해 월 10만장 규모의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5만장 수준으로 축소했고 LG디스플레이도 광저우에 40억달러를 투자해 월 12만장 규모의 패널을 생산한다던 계획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후년 가동되는 8세대 라인이 모두 3개로 글로벌 CAPA의 최소 5%에서 10% 가량 공급량이 증가하게 된다”면서 “이 물량을 전부 소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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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내년도 업황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면서 하반기 공급부족(숏티지) 상황까지 점치고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이 대부분 업체들의 공급량 제한에 기반한 것으로 수요를 기반한 업황 변화는 아니라는 것에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과잉 상황을 겨우 벗어났지만 이는 제조사들의 지속적인 재고 축소와 가동률 조정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면서 “내년도 공급부족 상황도 업체들이 공급량 조절과 함께 공정 전환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제한적인 공급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하에 나온 전망이어서 우려는 아직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