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LCD TV 등 절전형 가전 제품 구입 시 제공하던 보조금 부활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마일리지 방식의 지원 제도가 검토되고 있으나 이 역시 도입 여부가 불투명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최근 현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들에 “혜민공정(惠民工程) 정책의 부활은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종료된 혜민공정 정책은 중국 정부가 전력 수요 조절과 소비 진작을 위해 절전형 가전 제품을 구입할 때 자국내 소비자들에게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LCD TV 수요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지난해 6월 이 정책이 시작된 이후 국경절 기간 동안 연간 LCD TV 판매량은 두 자릿수대로 늘어났고 올해 초 원단(신정) 기간 동안에도 TV 판매량이 연간 대비 40% 정도로 크게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지 업계에서는 시장 위축에 따른 실적 악화를 우려, 중국 정부에 보조금 부활을 지속적으로 건의해왔다. 한때 중국 현지 업체 제품에 한해 보조금이 다시 지급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재정부가 확실히 선을 그으면서 과거와 같은 현금 지급 형태의 보조금은 부활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같은 정책 결정의 배경은 중국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 때문으로 전해졌다. 긴축재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하는 만큼 현금으로 보조금을 지급할 여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보조금 정책으로 소비 진작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은 반면, 시장을 왜곡시킨다는 지적은 날로 커지는 것도 이유로 분석된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이로 인한 시장의 실망을 우려한 중국 정부는 보조금 대신 마일리지 형태의 대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도입했던 ‘에코포인트’ 제도처럼 절전형 제품을 살 경우 포인트처럼 적립했다가 추후에 바우처 형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다.
현지 디스플레이 제조사 관계자는 타 부처에서 마일리지 방식의 지원제도를 재정부쪽에 제안한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하지만 이 역시 검토 중인 사안일 뿐 도입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전 세계 TV 시장에 25%를 차지하며 지난해 3분기부터 유럽을 따돌리고 세계 최대 TV 시장에 등극했다. 이런 중국 시장의 수요 감소는 디스플레이 업계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수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하반기 TV용 패널 수요에는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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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분석한 지난 2분기와 하반기 LCD 패널 출하량은 각각 11%, -4%로 1분기의 25%에 비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올 하반기 전세계 TV용 패널 제조사들의 재고량은 지난달 4.8주를 기록한 뒤 이번달과 오는 8월에도 증가세를 나타내며 각각 4.9주와 5.0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정 수준의 재고량은 3.8~4.8주 수준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조금 부활이 무산되면 아무래도 최종 세트 업체들의 패널 구매가 소극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업계관계자도 “큰 기대는 갖고 있지 않았지만 그래도 막상 무산된다는 소식을 들으면 다른 대안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며 우려하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