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업계, 옆집 반도체 '기웃'

일반입력 :2013/09/03 13:47

이재운 기자

디스플레이 관련 업계가 반도체 등 타 분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디스플레이 업계가 불황을 겪으며 부침이 심해지자 사업 다각화를 통해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관련 업체들이 반도체 관련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모두 기본적인 원리가 유사한 부분이 많아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비해 비교적 진출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관련 후방 업계는 최근 몇 년간 힘든 시기를 보냈다. 가장 큰 원인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관련 연구개발(R&D)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계는 전체 사업비중의 약 3분의 2 가량이 여전히 LCD에 집중돼있다. 반면 국내 LCD 투자는 거의 실종되다시피 한 상태다. 최근 디스플레이 장비업계가 중국 진출에 공들이고 있는 이유도 전 세계에서 중국 업체들만 LCD 투자를 진행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LIG에이디피와 에스엔유프리시젼, 에스에프에이 등 디스플레이 장비에 주력하던 업체들은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이후로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반도체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LIG에이디피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던 검사장비 기술력을 활용, 반도체 장비 개발에 나섰다. LIG에이디피 관계자는 “2~3년 내로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스엔유프리시젼도 지난 2007년 반도체 장비 개발에 나섰으나, 지난해 내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에스에프에이도 반도체 관련 시장에 진출했다. 에스에프에이는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로는 독특하게 공정 전반에 대한 솔루션을 턴키 형식으로 공급하며 경쟁력을 갖춰왔다. 3년 전부터는 반도체 후공정/물류시스템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관련기사

디스플레이 광원 업체인 우리이티아이는 스마트폰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연성회로기판(FPCB) 사업에 신규 진출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자회사인 우리이엔엘에 LED용 기판을 공급하는 등 기업 밸류 체인을 강화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또 국내외 10여개 고객사와 공급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LCD투자가 더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면서 사업 다각화를 하지 않고는 살아남기 어렵게 됐다”며 “디스플레이 장비로만 살아남기에는 OLED 공정 장비 개발 등이 쉽지 않아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