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재원 형제 함께 구속...SK 경영공백 불가피

일반입력 :2013/09/27 17:38    수정: 2013/09/27 17:42

송주영 기자

최태원, 최재원 SK그룹 총수 형제에게 모두 징역형이 선고되면서 SK그룹 경영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소버린 사태 이후 최대의 경영위기라는 분석도 나왔다. SK그룹은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경영체제를 모색할 전망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1월 1심 재판에서 법정 구속돼 이미 경영참여가 어렵게 됐고 이어 최재원 부회장까지 1심 재판 무죄 선고를 깨고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3년6월이 선고됐다. SK그룹은 총수 형제 모두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27일 재판부는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들이 허황되고 탐욕스러운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SK그룹 계열사 자금을 동원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이 최재원 부회장과 공모해 회사자금을 횡령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최 회장 단독 횡령과 관련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최 회장 변호인단이 요청한 횡령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증언도 불허했다.

SK그룹은 전날 김 전 고문의 송환으로 최 회장 횡령혐의 재판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재판부는 강경했다.

지난 1심에서는 최태원 회장에게는 징역 4년이 선고돼 최 회장은 법정 구속됐지만 최 부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SK그룹도 총수 일가 구속에 따른 경영공백은 피할 수 있었다.

최태원 회장, 최재원 부회장 등은 SK그룹 계열사의 베넥스인베스트먼트 투자자금 46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아 검찰에 기소됐다

SK그룹은 최소한의 경영공백을 막기 위해 지난해 장치를 마련해뒀다. 김창근 의장이 이끌고 SK 계열사 대표들로 구성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만들고 각 분과를 통해 현안을 정하는 의사결정기구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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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펙스협의회가 있기는 하지만 오너 일가가 없는 상태에서 리더십 부쟁 따른 대규모 투자, 해외사업 공백은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 1월 이후 SK그룹은 법정 구속된 최 회장의 공백을 최재원 부회장이 메웠다.

최 회장은 구속 전 SK그룹 내부 관리보다는 해외 경영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총수 일가가 직접 의사결정하고 투자하는 것과 전문경영인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며 “계열사를 넘어서는 패키지 투자, 수주 등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