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이어폰 AS, 왜 까다롭나 했더니...

일반입력 :2013/09/25 14:47    수정: 2013/09/25 15:17

고가 이어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고가 이어폰 대부분이 해외 브랜드 제품이기 때문에 덩달아 까다로운 AS에 대한 볼멘소리도 늘었지만 업체에서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는 입장이다.

24일 음향기기 업계에 따르면 해외 브랜드 이어폰 대부분이 무상보증 기간 동안 부품 수리가 아닌 1대1 제품 교환 방식으로 AS를 진행하고 있다. 무상교환 기간이 지난 제품에 대해서는 사실상 새 제품을 유상 구입해야 하지만 무상 AS기간이 보통 1년으로 짧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어폰은 AS 받기가 상당히 까다롭다’는 말이 많다.

대부분의 해외 이어폰 브랜드는 보증 기간 내에 제품 외관에 손상이 없는 경우에 한해 새 제품으로 무상 교환해 주는 방식으로 AS를 운영하고 있다. 교환 방식을 택한 이유는 이어폰 각 부품이 정밀하게 조립돼있기 때문에 어느 부품 하나만 교체해서 다시 이어 붙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수리는 음질과 성능을 변화시켜 이어폰 수명을 짧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며 제품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출고 그대로의 이어폰을 사용해야 정확한 음질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품수리가 가능하다고 해도 부품이 모두 해외에서 조달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부품 및 수리 비용이 상당하다는 점도 교환방식을 채택한 또 다른 이유다.

무상 기간 내에는 새 제품을 그냥 교환 받을 수 있어 좋지만, 보증기간이 지났을 경우에는 같은 이유로 새 제품을 유상 구매해야 한다. 이런 경우 보통 정가의 30~60%까지 할인율을 적용받아 새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보스, AKG, 젠하이저 등은 동일제품에 한해 보상판매가 가능고 슈어는 모델에 상관 없이 20%할인하고 있다.

무상 보증 기간이 1년으로 다소 짧은 것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낳고 있다. 업체들은 보증 기간 내 새 제품으로 교환해 주다 보니 보증 기간 만료쯤 고의로 고장을 내고 새 제품으로 바꿔, 이를 중고장터에 되파는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2년~3년 무상 AS를 지원 했던 업체들도 최근 1년 무상으로 변경했다며 그 이유가 무상보증 만료 시점에 맞춰 특히 한국, 일본,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지역에서 AS 신청 비율이 급증하는 현상을 겪었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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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기기 커뮤니티에서도 이 같은 ‘블랙컨슈머’들 때문에 선량한 일반 소비자들까지 덩달아 피해를 보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업체 관계자는 “이어폰 AS가 까다로운 편이다 보니 사설 업체에서 수리를 받는 소비자들도 많다”며 “사설 업체에서 수리 받은 흔적이 있는 경우 정식AS를 더 이상 받기 어려운 것은 물론, 이어폰 음질에 있어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각 사의 공식 AS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말했다. 또 “이어폰 가격이 몇 십만원 씩 할 만큼 고가임에도 AS정책은 업체 중심적인면이 있다”며 “소니가 이어폰AS 기간을 6개월에서 2년으로 늘리며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처럼 시장이 성장한 만큼 사후서비스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