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

사회입력 :2013/09/10 16:54    수정: 2013/09/10 16:59

누구나 갖고 있는 식상한 생각, 상투적인 행동과 결별하라. 이 사회가 강요하는 천편일률적인 붕어빵 같은 삶을 거부하라. 그리하여 다른 사람과 다른 자기만의 개성 있는 삶을 살아라. 진정한 행복은 여기에 있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편한 진실’이다. (프롤로그 중)

세계 50여 곳의 도서관을 탐방하며 도서관 오디세이 '세계 도서관 기행'을 펴냈던 유종필 관악구 청장이 이번에는 자신의 색다른 인생 에피소드를 엮은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메디치미디어간,1만4천원)를 내놨다.

한국처럼 사다리 하나에 매달려 모두가 위로만 올라가려 하는 사회에서 남과 다르게 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유별나’란 별명으로 불리는 유종필 구청장의 엉뚱하고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남의 시선에 얽매여 살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진다.

저자는 잘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신문기자로 활약했고, 한겨레신문 창간에도 참여했다. 정치에 입문한 이후, 최장수 민주당 대변인을 거쳤다. 흔히 정치권에서 편하게 쉬었다 가는 자리라고 말해지는 국회도서관장이 됐을 때 세계의 위대한 도서관들을 굳이 찾아다니면서 도서관 문화를 혁신하려 애썼다. 독도에 국회도서관 분관을 설치해서 독도가 대한민국의 지식영토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지금은 서울시 관악구청장으로 일하고 있다. 구청 앞에서 간부들과 집단 말춤을 추기도 했다. 주민들에게 거리감을 주는 공무원들의 권위적인 조직 문화를 바꿔보고 싶은 바람에서 저지른 에피소드로 남아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작전을 펼칠지 자기가 고민하고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에필로그 중에서)고 말하는 저자는 인생을 야구에 비유한다. 30대는 3회, 40대는 4회, 50대는 5회다. 3회까지 득점을 못 올렸다고 실망할 필요 없고 5회에 앞선다고 해서 이겼다고 자만할 수 없다. 야구는 9회 말에야 끝이 나고, 연장전도 있다. 인생은 야구처럼 실수도 하고 홈런도 치며 굴곡을 넘어가는 게임이며, 누구나 자기 ‘인생 야구’의 감독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남다르게 세상을 살아가려다 보면, 세상의 성공 기준에서 벗어나는 순간을 더 많이 맞닥뜨리게 된다. 저자는 독특한 행보 때문에 굴곡을 많이 겼었다. 그때마다 책 읽기와 자기반성의 시간을 보내며 버텼다.

저자는 전 세계 도서관을 방문하고'세계 도서관 기행'을 썼을 정도로 책과 독서에 대한 애정이 깊다. 대학 시절에 사서삼경과 노자, 장자를 거의 외울 만큼 읽었는데, 그 덕에 최장기 동안 당의 대변인으로 일할 수 있었다.

유 구청장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사랑하라고 주장한다. 계산 없이 있는 그대로를 내보이기 위해 술 한 잔으로 인연을 시작하는 것도 창의적 사랑법의 하나다. 저자 역시 첫 만남에 술에 취해 토한 여자에게 반해 지금의 가정을 꾸릴 수 있었다.

그는 “가정을 희생하면서 해야 할 위대한 일이 얼마나 있겠느냐”(본문112쪽)며 아내와 아이를 사랑하는 법을 논한다. 자식의 세계를 인정해주는 여유, 서로의 내면에 있는 양과 늑대를 정성과 사랑으로 다스리는 노력이야말로 지금 저자가 누리는 행복의 밑바탕이다.

저자는 우리 인생을 한 권의 책에 비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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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페이지가 재미있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하루하루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의 삶이 엉뚱한 생각으로 날마다 경이롭기를 바랍니다.”

이 책은 남다른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 제2의 인생을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건네는 격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