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우리에게 IT란 무엇인가

일반입력 :2013/04/30 20:55

'IT강국'을 자처해온 우리나라 IT산업의 이면에 있는 실상을 다룬 책이 나왔다. IT평론가로 활동중인 저자는 신화에 매몰돼 창조력을 잃고 굳어가는한국사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근본이 돼야 할 '사람'의 문제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시각을 제시한다.

'우리에게 IT란 무엇인가(김국현 지음, 궁리 출판, 1만3천800원)'는 IT강국이라 불려온 대한민국의 허와 실을 가늠하며 창조력이 필요한 우리나라 IT의 미래를 설계한다는 주제로 쓰여진 에세이다.

저자는 세계 최하위에 머물러온 우리나라 노동생산성 등 IT의 본질과 동떨어진 우리네 현실을 지적하며, 우리나라가 진정한 IT강국이었다면 자신의 숱한 글들이 필요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또 나는 IT강국이라는 자화자찬을 들을 때마다 부끄러워진다며 IT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이곳(한국 사회)에 미래의 바람이 들도록 하는 것이라고 선언한다. 허울 좋은 IT강국이란 자화자찬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IT이면에 존재하는 인간의 문제에 눈을 떠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저자가 세계 디지털 트렌드를 분석하고 성찰해온 IT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집대성한 결과로 묘사된다. 디지털 혁명으로 달라진 세계의 패러다임을 정리하고 고질적 문제에 시달리는 우리나라 IT업계 고용환경, 기술에 뒤처진 정부의 몰이해와 부적절한 규제, 최근과 향후 변화상, 이를 위한 대안과 저자 개인의 회고까지 포함하고 있다.

책은 또다른 거대한 변화를 앞둔 정부, 기업, 내일을 꿈꾸는 업계 모든 개인들에게 적잖은 화두를 던지며 IT에 대한 새 관점과 통찰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5장으로 구성된 본문을 통해 IT란 존재의 의미, 이를 놓고 참여자와 조정자 등이 보여온 행동의 이유, 그 환경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여정과 향방을 그려준다.

1장 'IT 존재를 말하다'는 '양복-청바지-반바지'로 대변되는 IT의 3개 세계관을 소개하고 웹2.0부터 소셜미디어 등 웹의 등장 이래 지속 팽창중인 이상계를 자세히 설명한다. IT빙하기라는 위기의 상황을 극복하는 방안과 향후 10년을 위한 전망과 제안도 담았다.

2장 'IT의 참여자들을 말하다'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 분쟁 등 흉내내기를 일삼는 업계 모습을 통해 '해커문화'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살피고, HTML5 논쟁과 스마트시대 '동기화'가 주역이 된 까닭 등으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삼성, LG, IBM 등이 얽힌 생태계를 성찰한다.

3장 'IT의 조정자들을 말하다'에서는 국내서 지식경제의 꽃이라 불리는 소프트웨어가 만개할 수 없는 근본 까닭, 다단계 하청이 돼버린 개발 풍토를 비판한다. 공공의 적 '액티브X' 문제의 진실과 공인인증서 체제의 위험성, 모바일플랫폼을 구속한 족쇄와 전파법의 촌극 읽기를 통해 IT조정자들의 역할과 책임을 모색한다.

4장 'IT의 환경을 말하다'는 노동생산성최하위권인 한국식 고용구조를 분석한다. 개발자의 우울한 자화상, 기술자 중립선언, IT빌더의 철학을 논해 정부 IT정책에 필요한 것과 IT분야로의 진로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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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IT속의 우리를 말하다'에서는 일상을 IT로 향유하는 우리의 모습을 얘기한다. 소셜네트워크의 원리와 백업, 21세기의 육필이 된 서체, 개인미디어와 영화의 재조명, 저작권2.0의 양상, 호모유비쿼터스진화론 등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저자는 인터뷰에서 IT엔 현실을 흉내내 재정의하는 과정에서 그동안의 상식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괴력이 있는데 이 긍정적 힘을 이해하지 않고 부작용에 과민 반응하는 일도 우리 사회에서 많이 목격됐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웹의 혁명은 무엇일지, 변화에 어떻게 준비하고 마음의 자세를 취해야할지를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