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에서 액티브X에 편중된 공인인증제도 탈피 의지를 밝힌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공식 취임하면서 관련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행 공인인증제도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전용 기술 액티브X 사용을 강제하며 확산돼, 지난달 일어난 주요 금융방송사 전산마비사태를 유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안위협에 취약한 중소기업과 대국민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일반 국민의 불안과 불편을 가중시켜왔다는 지적이다. 이는 새정부의 최대 구호인 '창조경제' 동력을 빼앗는 요인으로 비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중소기업들의 손톱 밑 가시를 빼준다'고 역설해온 가운데 공인인증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한다. 한 외국계 인터넷업체 소속 엔지니어는 정부가 진짜 해야할 일은 스타트업 지원과 소프트웨어(SW) 인력양성 사업보다 공인인증서 사용체제를 정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스트 이민화 교수는 지난달초 언론 칼럼을 통해 현행 국내 공인인증서 사용환경은 ▲보안에 극도로 취약한 액티브X 기반이며 ▲인증서를 특정 폴더에 저장해 쉽게 유출되고 ▲서버 인증 절차가 없어 '피싱'에 무방비라는 3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공인인증제도를 어려운 기술문제란 방어막으로 정책 투명성을 버리는 손톱 밑 가시 사례라고 표현했다. 그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이다.
이쯤 되면 공인인증제도는 가시를 넘어 대못 수준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국민과 중소기업이 직접 나서 제도개선을 요구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새 정부가 이달초 시작한 '국민제안 소프트웨어(SW)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에 관심이 쏠린다.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를 퇴출시키는 정책 아이디어를 통해 정부 포상금을 받아낼 '솔깃한' 기회다.
공모전은 최문기 장관의 미래부와 SW산업 주무기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추진한다. 그 취지는 학생을 포함한 보통사람의 생각, SW개발자 등이 현장에서 느끼는 손톱 밑 가시를 찾아 뽑겠다는 것이다.
공모전을 진행하는 미래부와 NIPA는 공모전이 국민의 생각과 바람을 듣는 소중한 소통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SW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손톱 밑 가시뽑기가 국민의 생활과 중소기업 현장의 어려움을 발굴, 해소해주는 정책지침을 가리키는만큼 국민의 이름으로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퇴출을 제안할 명분이 충분해 보인다.
그리고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한성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이민석 교수가 해당 공모전에 국민제안 SW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에 액티브X, 공인인증서, 국가기관사이트 열람시 로그인 금지를 아이디어로 내자며 서명(운동)보다 강할 듯하다고 썼다. 이 교수는 SW전문인력 양성 교육기관을 표방하는 NHN넥스트의 부학장이다.
공모전 주제는 SW정책과 관련한 모든 분야다. 정부는 법과 제도 개선, 창업, 인력양성, 해외진출, 불합리한 문제점 개선방안 등 SW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모든 아이디어를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자격도 별 제약이 없다. 학생이든 창업준비자든 중소기업종사자든, 대한민국SW정책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학생과 일반인이 팀을 짜서 참여할 수도 있고, SW기업과 관련정책 수립기관이 단체 명의로도 신청할 수 있다.
오는 30일까지 2가지 신청방식으로 정책을 제안할 수 있다. SW산업혁신의 걸림돌, 애로사항, 개선방안을 온라인 신청서에 간략히 작성해 제출하는 것이 하나다. 약관에 동의후 성명, 휴대전화번호, 생년월일, 이메일, 4가지 참가자 정보를 입력한 다음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제안제목,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 기대효과 내용과 첨부파일을 넣을 수 있다.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려면 제안양식을 내려받아 온라인 신청서에 첨부파일로 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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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행 공인인증제도는 사실 국가표준 보안기술과 그 활용방식에 관련돼 있어 개정을 위해 국가정보원, 금융결제원, 금융감독원같은 관계부처의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미래부가 공인인증제도와 액티브X 중심의 환경 개선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깨닫더라도 실제 정책에 반영되기까지 각 조직의 이해관계가 걸림돌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아직 없다.
최문기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강조한대로 미래부 내부화합뿐아니라 부처간 연계와 협력에 노력한다면 가능성이 없진 않다. 최 장관은 당시 미래부 기능에 방송통신위원회,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안전행정부로 IT관련 정책기능이 분산돼 '컨트롤타워' 역할이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에 부처간 협의체를 만들어 정책을 추진시 미리 협의해 조정해나갈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