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휴대폰 보조금도 부가세 대상”

일반입력 :2013/09/09 10:37    수정: 2013/09/09 11:02

정윤희 기자

휴대폰 보조금도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보조금은 세법상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을 뒤집은 결과다.

서울고등법원 행정5부(조용구 부장판사)는 KT가 전국 세무서 13곳을 상대로 “부가가치세 경정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보조금이 대리점의 단말기 공급가격에서 직접 공제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에누리액’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에누리액’은 재화 또는 용역이 공급될 당시의 통상 공급가액에서 일정액을 공제한 금액을 뜻한다. 부가가치세법에서는 장려금을 에누리로 보지 않는다.

또 직접 공제가 아닌 채권을 상계하는 방식으로 단말기 대금이 정산된다며 KT가 공급가격 전액을 대리점으로부터 회수한다고 봤다. KT와 대리점 간에 단말기 할인판매에 관한 약정이 없었던 점, KT가 보조금 액수를 공제해 정산했다고 주장하며 세금계산서를 수정발급하지 않은 점 등도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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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지난 2003년 신세기통신의 보조금을 에누리액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례를 들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신세기통신은 대리점과 할인판매에 대한 약정을 맺었고 할인금액을 직접 공제하는 취지로 수정 세금계산서를 발급했다”며 “KT의 거래형태는 신세기통신과 다르다”고 판단했다.

KT는 보조금을 과세표준에 포함해 부가가치세를 신고하고 납부했다가 “보조금은 에누리액”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KT가 환급을 청구한 부가가치세는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납부한 1천144억9천794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