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하던 휴대폰 시장이 다시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규제와 통신업계가 목매고 있는 주파수 경매 와중에 최신 휴대폰 중심으로 주말 보조금이 성행하는 모습이다.
25일 서울 신촌, 홍대 등지에서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23일부터 단말기 구입 보조금 지원 액수가 늘어 24일 자정까지 25일과 비교해 배에 가까운 반짝 보조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점 및 판매점 관계자들은 최신 LTE-A 스마트폰 3종 구입가를 묻자 “하루만 일찍 오셨으면 더 싸게 드릴 수도 있었다”며 입을 모았다. 보조금이 주말 시작과 함께 치솟았다 다시 내려왔다는 뜻이다.
이 기간동안 보조금은 법적 상한선인 27만원을 훌쩍 넘어 50만원대까지 지급됐다. 주로 LTE-A 스마트폰 3종인 삼성전자 갤럭시S4 LTE-A, LG전자 G2, 팬택 베가 LTE-A 등 최신 폰이 대상이다. 다른 휴대폰과 비교해 오히려 최신 폰을 더 싸게 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최근 번호이동건수도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여름 휴가 성수기를 지나면서 소비 심리가 회복한 것으로도 보이지만, LTE-A 관련 마케팅 강화에 따라 보조금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방통위도 과열 초기 단계로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전영만 방통위 이용자보호국 시장조사과장은 “지난 금요일부터 과열 조짐을 파악하고 있었다”며 “금요일과 토요일 한차례씩 실무진에서 통신사에 주의하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LTE-A 고객 늘려야겠고…보조금 규제 눈치보기
실제로 방통위의 움직임이 있기 전까지는 최대 50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붙기도 했다. 갤럭시S4 LTE-A, G2 기준으로 따질 때 단말기 할부원금이 40만원대까지 내려가는 셈이다.
방통위 경고 후에는 각 대리점과 판매점에 지급된 보조금이 25만~27만원으로 수준으로 내려왔다. 단말기 출고가에 따른 실제 구입가격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때문에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나 어느 통신사로 번호이동을 하더라도 같은 단말기일 때 구입 가격의 큰 차이는 없었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25일 “어젯밤까진 확실히 달랐는데 통신사들이 다같이 한번에 보조금을 다시 내렸다”고 말했다. 번호이동 시장 과열 움직임에 따라 방통위의 경고 조치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LTE-A 물밑전쟁 가속화, KT도 가세
통신사들의 주력 서비스는 현재 LTE-A로 옮겨가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종 비교광고를 통해 가입자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KT 역시 상용화 시기를 정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관련 서비스를 내놓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시장에서는 LTE-A를 두고 2대1의 대결 구도가 나타나는 양상이다. 통신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주파수 경매와 같이 유통 현장가에서도 비슷한 모습이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최신 LTE-A 폰을 가장 싸게 구입하려면 KT로 가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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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에 따르면, 갤럭시S4 LTE-A 기종이나 G2를 통해 KT로 번호이동을 하면 최소 3만원 가량을 낮출 수 있다. 또 KT는 대신증권 CMA 계좌로 통신비를 자동이체하는 방식으로 24개월간 매달 1만원씩 통신비 지원 명목으로 단말기 구입비를 실제 24만원 더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달 초부터 시작된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갤럭시S4미니 KT 단독출시 소식이 알려지면서 55만원 출고가라는 경쟁력에 다음 주말에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LTE-A 폰 보조금이 뛸 수 있으니 급한게 아니면 그때 가입하는 조건으로 가계약을 하는 방식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