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모씨는 지난해 9월 '○○모바일'이라는 이통사대리점에서 기존 단말기 잔여대금 30만원과 신규 단말기 할부대금 100여만원을 24개월간 분할해 현금으로 지급해 준다는 전화를 받았다. 가입비 및 유심(USIM)비까지 무료인데다 HDTV 및 폰케어서비스 등 부가서비스를 3개월간 무료로 제공한다는 말에 번호이동으로 휴대전화를 변경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후 단말기 보조금을 지원 받지 못했다. 이통사에 이의를 제기해 봤지만 직영점이 아닌 위탁 판매점을 통해 계약한 것이고, 업체가 현재 폐업해 보상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휴대폰 판매점에서 고가의 단말기 대금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거나 대납해 주겠다고 유혹한 휴대폰대리점들이 일단 가입자를 유치하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피해를 주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접수된 ‘휴대폰 보조금 약정 불이행’ 상담 건수는 93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배나 증가했고 관련 피해구제 건수는108건으로 3.5배 증가했다.금년 5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접수된 108건 중 계약서(가입신청서) 교부여부 확인이 가능한 96건을 분석한 결과, 가입자의 81.2%(78건)가 계약서를 아예 못 받았거나 받았더라도 보조금 약정 내용이 기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텔레마케팅으로 가입이 이루어지거나, 정부의 초과 보조금 지급 규제를 의식해 계약서에 보조금 약정 내용을 명시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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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점의 보조금 지원 약속이 대부분 구두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판매점이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폐업하는 경우, 이동통신사에도 책임을 묻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은 관계기관에 휴대폰 보조금 지급요건과 공시방법 등 휴대폰 보조금 공시기준 마련을 건의했고 아울러 소비자들에게는 ▲단말기 보조금 지급주체 및 지급금액 등 약정내용을 반드시 계약서에 작성하고 교부 받을 것 ▲단말기 대금 할인과 약정요금 할인을 명확히 구분하여 계약할 것 등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