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연내 ARM 기반 자체 태블릿 '서피스RT' 후속 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9일(현지시각) 미국 씨넷은 MS 대변인이 ARM 플랫폼에 대한 윈도 지원은 최선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우리는 연내 출시할 새로운 ARM 기반 윈도 단말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MS 대변인의 발언은 하루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세대 서피스 제품을 매우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언급한 뒤 이어 나왔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 하순 출시된 윈도RT 기반의 1세대 서피스RT 태블릿에 탑재된 '테그라' 프로세서를 만들었다. MS가 서피스RT 후속 모델을 낸다고 밝히기 전에도 업계엔 엔비디아나 퀄컴이 그 프로세서를 공급할 거란 소문이 돌았다.
시장에서 서피스 태블릿은 그리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MS가 구체적인 서피스 판매 실적을 밝히진 않았지만 지난 3월 한 외신은 당초 생산된 300만대 가운데 150만대도 팔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MS는 지난달 미국에서 서피스RT 태블릿 판매가격을 최대 30% 할인폭으로 내렸고 국내서도 20% 가량 싸게 팔기 시작했다. 지난달 11일부터 국내서는 교육기관 사용자 대상 60% 할인 이벤트도 시작했다. 재고처분이라는 비난도 있지만 큰 폭의 할인 덕인지, 갑작스러운 인기로 이달말까지 예정됐던 행사가 다음달 말일까지로 연장됐다.
사실 MS 입장에서 서피스RT 태블릿을 내놓은 건 상당한 모험으로 평가된다. 이전까지 ARM 기반 풀버전 윈도를 만든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사용자들이 선뜻 집어들만큼 다져진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생태계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피스RT 태블릿은 '모던UI'라는 터치 환경에 기반한 윈도 앱 장터용 프로그램만 돌릴 수 있다. MS가 함께 내놓은 서피스프로 모델은 인텔 x86 프로세서를 품어 모던UI 앱뿐아니라 기존 윈도7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구동할 수 있다.
이미 윈도PC를 쓰는 사용자 입장에선 애당초 애플 아이패드나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 제조사들의 태블릿 정도면 만족스러운 경우가 많다. 굳이 윈도 기반 태블릿을 쓰려 해도 기존 프로그램 구동을 포기해야 하는 윈도RT 기반 제품을 선택할 이유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MS는 꿋꿋이 윈도RT 기반 제품을 계속 만들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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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씨넷은 지난 3월 마이클 앤지율로 MS 부사장(CVP) 발언을 인용해 MS가 윈도RT와 서피스RT 제품에 열성인 이유를 전했다. 그러나 그 발언만 갖고는 MS가 무슨 생각으로 ARM 계열 플랫폼에 투자하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일각에선 MS가 윈도와 윈도폰의 통합을 준비중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통적인 윈도 플랫폼은 x86 기반이고 현재 상용화된 윈도폰 플랫폼은 ARM 기반이라 차이가 크다. 이를 연결시키려면 공통분모가 있어야 하고, ARM 기반의 윈도RT가 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란 추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