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불황으로 위축된 프리미엄TV 수요에 제품 가격 인하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TV 사업부문 성과를 공개하며 3분기 이후 시장이 다소 정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진 시장을 겨냥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대화면 울트라HD(UHD) TV 등 프리미엄TV 수요가 유럽 경기불황 여파로 위축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TV사업의 매출은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보급형 모델 판매로 거둘 수 있지만 그 수익성은 선진 시장의 고급형 제품 판매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크기별 여러 모델 출시로 대중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UHD TV 판매지역 확대, 신모델 출시, 기존 모델의 가격 조정을 점칠 수 있다.
다만 OLED TV의 경우는 제품 가격을 내려 보급을 가속하기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확보한 패널 수율이 충분치 않아 보인다.
먼저 LG전자가 지난 24일 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유럽지역 불황의 장기화로 선진시장 수요 감소를 전망했다. 회사는 TV 제조 판매를 핵심으로 삼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문의 수익구조 개선과 다른 선진시장 지역에 OLED TV, UHD TV같은 고급형 제품 출시를 확대해 대응키로 했다.
또 LG전자는 대형TV 시장을 계속 주도하면서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TV용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패널 수급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이는 과거 회사가 분기별 TV제품 할인으로 매출을 높이는 가격 정책을 펼치다 손익분기점(BEP)을 안정적으로 넘기지 못할 가능성으로 우려된다는 지적에 따라 나온 방안이다.
당시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제품 가격 인하로) 무리하게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보다 패널 수급 상황에 잘 연계해 균형잡힌 수익성을 갖추려 고민중이라며 지난해처럼 (할인을) 안 한다는 건 아니고 (수익성을) 지난해보다 더 신경 써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0일 LG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가격 조정 방침에 대해 밝히진 않았지만 시판중인 제품들의 가격을 조정(인하)하는 경우가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60인치 이상 대형 모델과 UHD TV같은 프리미엄 제품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역시 전반적인 TV 제품 수요 약화를 예상했다. 유럽 지역 경기의 악영향으로 선진국 수요 추세가 줄고 다만 북미 일부 지역에서만 수요가 늘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연내 UHD TV, 곡면 OLED TV, 60인치 이상 대형모델로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대해 성수기 판매 기회에 대응하겠다고 언급했다. 신모델 출시, 스마트TV 기능과 콘텐츠 경험 강화, 2년 뒤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 에볼루셔너리TV로 사용자 기반을 다질 것이라 덧붙였다.
당시 성일경 삼성전자 영상전략마케팅 상무는 평판TV의 경우 북미 신흥시장 성장세에도 비수기를 맞은 유럽시장이 정체했는데 프리미엄 제품군과 50인치 이상 대형 사이즈 모델 판매를 늘려갈 것이라며 프리미엄 TV시장 선도 업체로 차별화된 제품 판매를 추진해 경쟁이 예상되는 신규시장 확보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TV 신규시장 확보의 경쟁 전략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진 않았지만, 제품 판매를 늘리자면 기능, 콘텐츠, 가격과 같은 요소를 통한 차별점을 소비자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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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가격 조정 정책에 대해 판매가 인하는 제조사의 출고가 조정 외에 현지 판매가 이뤄진 시기에 따라 유통 단계에서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고 언급했다.
회사는 앞서 스마트TV의 경우 특정 모델 구매시 업그레이드 장치인 '에볼루션키트'를 2년 뒤 무상 제공한다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원래 이 장치는 수십만원에 달하는 별도 제품으로 무상 제공은 사실상 가격 할인 정책에 해당한다.